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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추억

입력
2014.07.1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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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왼쪽) 전 대통령은 집권 3년차인 2005년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였던 박근혜 대통령에게 대연정(大聯政)을 제안했다. 지역주의 타파에 협조해주면 총리와 내각을 넘겨주겠다는 타협안이었다. 박 대통령은 거절했다. 여당과의 권력 분점에도 인색한 그의 통치 방식에 비춰보면 당연한 반응이었던 것 같다. 사진은 2005년 9월 7일 노 전 대통령과 박 대통령이 회담을 앞두고 청와대에서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고 노무현(왼쪽) 전 대통령은 집권 3년차인 2005년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였던 박근혜 대통령에게 대연정(大聯政)을 제안했다. 지역주의 타파에 협조해주면 총리와 내각을 넘겨주겠다는 타협안이었다. 박 대통령은 거절했다. 여당과의 권력 분점에도 인색한 그의 통치 방식에 비춰보면 당연한 반응이었던 것 같다. 사진은 2005년 9월 7일 노 전 대통령과 박 대통령이 회담을 앞두고 청와대에서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노무현의 정치는 타협이었다. 신념은 연정(聯政) 제안으로 구현됐다. 그는 스스로 지지 기반을 흔들었다. 그의 숙적은 독선의 화신이다. 진영 내 권력 분점도 그에겐 정상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불만을 토로하는 지금의 인사청문회제도는 당 대표 시절 자신이 요구해 바꾼 것이다. (…)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은 지난해 한 집회에서 열린우리당은 대통령 인사권 제약이라고 반대했다며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말을 옮겼다. “마 해줘라. 우리도 좀 불편하겠지만 혹시라도 저거들 정권 잡으면 난리 날기다. 사람 빌려달라고 할지도 모른데이.” 노 전 대통령의 예상이 그대로 적중한 셈이다. 노 전 대통령은 집권 3년 차인 2005년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자 박근혜 대표에게 대연정(大聯政)을 제안했다. (…) 노 전 대통령으로서는 필생의 과제인 지역주의 타파를 이루기 위한 시도였으나 한나라당은 낮은 지지율을 만회하려는 속셈으로 폄하했다. 공교롭게도 이제 박 대통령이 연정을 주문 받는 처지가 됐다. (…) 그러나 박 대통령은 대연정은 고사하고 “더 찾을 인물이 없다”는 식으로 정홍원 총리를 유임시켰다. 박 대통령에게 권력 분점이란 꿈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두 대통령 간에 공통점이 있다면 예상과 달리 임기 초반에 지지층이 이반하면서 어려움에 부닥쳤다는 점이다. 각각 진보세력과 보수세력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두 사람이 산토끼는 그렇다 쳐도 집토끼까지 잃게 되는 상황을 맞는 것은 아이러니다. (…) 그러나 두 대통령 간에 지지기반 붕괴의 현상은 비슷하지만 내용은 큰 차이가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외교와 민생 같은 국가의 핵심 정책 추진을 놓고 갈등을 빚었지만 박 대통령은 오로지 인사를 제대로 못해 점수를 깎아먹는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르다. (…) 노 전 대통령은 진보세력이 반발하자 이렇게 말했다. “이 나라는 진보좌파만 사는 나라가 아닙니다. 보수우파도 살고, 중도적인 사람들도 사는 나랍니다.” 아무리 봐도 노 전 대통령이 한 수 위인 것 같다.”

-‘죽은 노무현’ 대 ‘산 박근혜’(한국일보 기명 칼럼ㆍ이충재 논설위원) ☞ 전문 보기

“아프리카에서는 피부색이 검은 것이 정상이지만 유럽에서는 하얀 것이 정상이다. 피부색은 정상과 비정상을 따질 대상이 아니다. 그저 다를 뿐이다. 차이는 그 자체로 존중해야 하는 것이지 차별하거나 배척할 대상이 아니다. 차이를 비정상으로 규정하는 순간 그 사회는 관용을 잃은 닫힌 사회가 된다. (…)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소통이 뉴스가 된다는 것 자체가 비정상이다. 비정상의 정상화 구호가 설득력을 가지려면 대통령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 여야 원내대표와의 만남은 시작에 불과하다. 각계각층의 진솔한 목소리를 듣고, 지역과 색깔을 초월한 탕평인사로 국민 대통합을 이루는 것이야말로 대통령이 해야 할 가장 큰 비정상의 정상화다.”

-정상과 비정상(중앙일보 기명 칼럼ㆍ배명복 논설위원 겸 순회특파원) ☞ 전문 보기

정성근의 거짓말은 악성(惡性)이다. 기억이 안 난다는 게 정말이면 그는 치매 환자 수준이다. 망신이다. 구악이니 기레기니 하지만 기자가 다 그렇진 않다. 다만 배짱은 합격점이다.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1987년 분양받은 조합아파트를 전매 금지 기간에 팔고도 팔지 않고 거주했다고 했다. 이는 작정하고 한 거짓말이다. (…) 전매 금지 기간에 아파트를 팔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한동네에 모여 살며 남의 집 사정을 속속들이 잘 알던 동료 기자들에 대한 결례다. 정 후보자는 마침내 “기억에 의존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거짓말을 했다”고 시인했다. 기억에 의존하다 보니 거짓말을 하게 됐다는 말이야말로 거짓말을 감추기 위한 거짓말이다. 네다섯 살 아이도 아니고 성인이 자신이 어디에서 얼마나 살았는지 모른다는 게 말이 되는가. 정말 기억을 못한다면 그런 부실한 기억력 또한 장관에겐 결격사유다. 인간은 거짓말에서 자유로운 존재가 아니다. 다만 평범한 사람들이 정 후보자와 다른 점은 전 국민이 지켜보는 앞에서 금세 드러날 거짓말을 할 만큼의 용기나 배짱은 없다는 것이다. (…) 위증 논란으로 청문회를 파행으로 몰아간 그가 휴회 도중에도 ‘폭탄주 회식’을 했다는 소식까지 들리니 그가 아직도 음주운전을 하며 경찰에게 큰소리치던 기자의 객기를 버리지 못했다는 생각까지 든다.”

-정성근,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고(동아일보 기명 칼럼ㆍ정성희 논설위원) ☞ 전문 보기

“거짓말에도 사이클이 있고, 색깔이 있다. 그냥 거짓말도 있고, ‘화이트 라이’(white lie·선의의 거짓말)도 있다.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말대로 ‘결과적 거짓말’도 있을 순 있다. 그러나 이건 거의 ‘구라’ 수준이다. 어머니 뱃속에서 있었던 일도 아니다. 30살 넘어서 구입한 아파트에서 3년을 살았는지 안 살았는지 기억이 흐릿할 수도 있나. 고위 공직 후보자의 청문회 거짓말. 부동산 전매보다 더 결격사유다. (…) 그런 정 후보자의 거취를 놓고 박근혜 대통령이 고심하고 있다. 과연 청문회에서 거짓말해도 된다는 전례를 남길 것인가. 박 대통령, 그를 구할 순 있다. 대신 청문회는 죽는다.”

-정성근 청문회서 본 채동욱식 대응(중앙일보 ‘강민석의 시시각각’ㆍ정치부 부장대우) ☞ 전문 보기

동북아 패권 구도를 보혁은 달리 본다. 진보 관점에선 미중이 독립변수다. 남북이 힘을 합쳐야 한다. 보수에게 미국은 논외다. 중일 위협을 막아주는 든든한 배후다. 맹신에 가깝다.

“중국이 국민통합에 성공할 경우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이라는 ‘중국몽’이 현실화한다. ‘21세기는 중국의 세기’라는 말은 중국이 지금부터 한 세대 안에 이 꿈을 이루는 것을 전제로 한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미-중 대결은 이 꿈과 긴밀하게 얽혀 있다. 하지만 지난주 미-중 전략경제대화가 별 성과 없이 끝난 데서 보듯이 미국은 이 꿈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지금 동아시아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갈등과 이합집산 양상을 해석하는 큰 틀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중국의 도전이라는 핵심 변수를 인정하더라도, 미국의 패권 구도는 공고하며 앞으로도 상당한 기간 동안 유지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다. (…) 다른 하나는 미국의 뜻과는 달리 중국으로 패권이 넘어가는 과정이 이미 시작됐다고 보는 시각이다. 이 과정은 성패가 명확해질 때까지 계속될 수밖에 없으므로 전선의 약한 고리에서 폭력적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 무대는 한반도나 대만ㆍ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ㆍ남중국해일 수 있고, 격렬한 미-중 경제전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 분명한 것은 어느 쪽이든 우리나라는 중간자적 존재라는 점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전략적 요충지’이자 ‘동아시아 외교의 핵심 기둥’이다. (…) 우리의 과제는 새 질서 구축을 위한 가교 구실을 하는 것이다. 이에 가장 가까운 표현은 ‘균형자’다. 이를 위해서는 대결적 사고에서 벗어난 창의적 발상이 필수적이다. 그 출발점은 남북 관계 개선이다. 남북한이 같은 방향의 동력을 갖는다면 평화롭고 협력적인 질서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그 과정에서 북한 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관련 사안들의 우선순위가 높아져 해법 찾기도 쉬워진다.”

-미-중 패권경쟁과 우리의 선택(한겨레 기명 칼럼ㆍ김지석 논설위원) ☞ 전문 보기

“‘병자호란’의 저자 한명기 교수는 책의 말미에 이렇게 썼다. “조선시대 지식인들은 한반도가 처한 지정학적 상황을 복배수적(腹背受敵)이라고 표현했다. ‘배(腹)와 등(背) 양쪽에서 적(敵)이 몰려오는 형국’이라는 뜻이다. 정면이나 배후에서 기존 질서의 판이 바뀌는 변화가 일어나면 ‘끼인 자’의 처지는 심각해진다. (…) 우리가 ‘복배(腹背)의 적들’을 견제하는 데 미국만 한 탈출구가 없다는 전략적 사고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과 일본은 5000년 역사에서 부단히 우리 땅을 유린하고 통째로 집어먹고 멍들게 했다. 미국은 적어도 우리 땅을 빼앗을 욕심을 보인 적은 없다. 또 우리는 중ㆍ일에 갇힌 5000년 동안 늘 가난했고, 먹고살 만큼 된 것은 광복 후 지난 60년의 일이다. 거기에 미국의 도움이 있었다. 우리 민족은 미국을 매개로 중국과 일본의 울타리를 벗어나 대양(大洋)으로 나왔을 때부터 비로소 햇볕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그런 차원에서 미국을 선의로 ‘이용’하면 되는 것이다.”

-‘병자호란’을 읽는데 시진핑이 왔다(조선일보 기명 칼럼ㆍ김대중 고문) ☞ 전문 보기

* ‘칼럼으로 한국 읽기’ 전편(全篇)은 한국일보닷컴 ‘이슈/기획’ 코너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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