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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현우 기자

등록 : 2017.08.13 16:25
수정 : 2017.08.13 16:25

‘트럼프의 장군들’이 세계대전 최후 방어선?

등록 : 2017.08.13 16:25
수정 : 2017.08.13 16:25

오바마 외교 비판한 ‘매파’ 트럼프 아래선 ‘상식파’로 변신

“최고 결정권자는 트럼프… 한계 명확”

7월 20일 미국 국방부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을 제임스 매티스(왼쪽에서 두번째) 국방장관이 안내하고 있다. 알링턴(버지니아)=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군사 옵션’을 거론하는 등 긴장을 고조시키자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을 안보 부문에서 보좌하는 ‘장성’들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전직 장군인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존 켈리 비서실장, 현직 중장인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 이른바 ‘트럼프의 장군’들은 임명 전까지만 해도 ‘매파’로 분류됐으나 정작 업무를 맡고 나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설화(舌禍)를 수습하는 ‘상식파’로 통하고 있다.

미국 주간지 뉴스위크는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나의 장군들”이라 칭하는 전현직 미군 장군 3명이 “세계를 전쟁의 위기로부터 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 역시 이들 3명에 조지프 던포드 합동참모의장을 더한 4명을 트럼프 정부 내 ‘어른 그룹의 축(axis of adults)’으로 규정했다. 미국 내 전문가들뿐 아니라 중국과 몇몇 동맹의 외교관들도 “지적이고 합리적인” 이들 3명이 트럼프 대통령의 불확실성을 어느 정도는 지웠다고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 매티스 국방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강경발언이 계속되던 10일 “미국의 대북 정책은 외교가 주도하고 성과를 거두는 것”이라며 긴장 완화에 나섰다.

뉴스위크는 매티스와 맥매스터 및 측근들이 8월 내내 북한을 대상으로 한 ‘전쟁 시나리오’를 짜내는 데 골몰하는 한편으로 실제 전쟁을 결행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재앙적인 결과”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속적으로 상기시켰다고 전했다. NSC의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에 대해서) 말은 과격하게 하지만 그 위험성도 분명히 알고 있다. 적어도 ‘그의 장군들’은 그렇게 믿는다”고 말했다.

8월 10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안보 기자회견 도중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이 발언하는 모습을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쳐다보고 있다. 베드민스터(뉴저지)=AP 연합뉴스

‘장군파’의 또 다른 역할은 백악관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근본 세계관을 공유하는 ‘애국주의’ 진영을 억제하는 것이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스티븐 배넌 수석전략가와 마이클 플린 전 NSC 보좌관을 주축으로 한 ‘미국 우선주의’ 진영은 플린 사퇴 후에도 NSC에 영향을 미쳤지만 맥매스터는 최근 이들을 대부분 교체하는 데 성공했다. 켈리도 비서실장으로 백악관에 입성하자마자 맥매스터의 인사권을 늘려야 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언했다. 매티스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면충돌은 가능한 한 피했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나 카타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한 기존 동맹국에는 분명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매티스ㆍ켈리ㆍ맥매스터는 모두 과거 버락 오바마 정부의 유화적 외교정책을 비판한 바 있다. ‘반(反) 오바마’를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도 이 점에 착안해 이들을 내각과 백악관으로 끌어 들였다. 미국에서도 이처럼 많은 군인이 동시에 안보정책을 담당한 적이 없기에 이들이 ‘트럼프식 강경 외교’를 대변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외교안보정책 분야에서 학위를 취득한 ‘전사이자 동시에 학구파’다. 이들 세 명과 잘 알고 지내는 신보수주의(네오콘) 성향 군사역사학자 엘리엇 코언은 “이 정부는 그들을 필요로 하며 정부에 비판적인 워싱턴 주류도 이 점만은 인정할 것”이라고 평했다.

존 켈리(가운데) 백악관 비서실장이 롭 포터(왼쪽) 비서관,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과 함께 8월 4일 백악관을 떠나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으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헬기 마린 원에 탑승하기 위해 걷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부터 여름휴가차 베드민스터에 머물렀다. 워싱턴=AP 연합뉴스

그러나 이들의 한계는 미국 정책의 최종 결정권자가 어디까지나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점이다. 미첼 플루노이 전 국방부 차관은 폴리티코에 “외교와 군사행동을 아우르는 전체 전략은 오로지 대통령만이 세울 수 있다”고 지적했고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의 데이비드 로스코프 전 편집장은 “트럼프에 정면으로 맞서지 못하면 이들도 결국 잘못된 외교의 조력자일 뿐”이라며 날을 세웠다.

실제로 이들은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행동’에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켈리는 국토안보부 장관 재임 때 일명 ‘반이민 행정명령’을 사전에 알지 못했고 매티스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성전환자 군복무 금지’ 결정을 발표 수일 전 휴가지에서 접해야 했다. 맥매스터 역시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으로 기자들 앞에 서서 러시아에 군사기밀을 알렸다는 보도를 부정하느라 진땀을 빼며 “여긴 내가 세상에서 제일 오기 싫은 장소”라고 토로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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