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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만 기자

등록 : 2018.03.04 16:39
수정 : 2018.03.04 19:17

온 몸 테이핑하고… ‘천재 소녀’가 돌아왔다

등록 : 2018.03.04 16:39
수정 : 2018.03.04 19:17

미셸 위, 4년 만에 LPGA 우승

2014년 US오픈에서 우승했지만

힘에 의존한 스윙 관절 등에 무리

차 사고·맹장염까지 잇단 슬럼프

손목·무릎 대퇴부 등 통증 이기고

HSBC 챔피언십 짜릿한 역전승

미셸 위가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LPGA투어 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기뻐하고 있다. 싱가포르=EPA 연합뉴스

재미교포 골퍼 미셸 위(29)는 어려서부터 주목 받는 천재소녀였다. 열 살의 나이에 US여자아마추어 퍼블릭 링크스 예선전에 참가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열세 살인 2002년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출전해 2003년 최연소 컷 통과 기록을 세웠다.골프 팬들은 “여자 타이거 우즈가 나타났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300야드에 육박하는 비거리를 앞세워 남자프로대회에 출전해 성대결도 즐겼다. 2005년 프로 전향했을 때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스폰서로 나섰다. 당시 계약금이 1,000만 달러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계를 호령할 것으로 잔뜩 기대를 모았으나 미셸 위의 잠재력은 시원하게 터지지 못했다. 2007년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 진학하며 골프와 학업 두 마리 토끼 사냥을 노리면서 투어 성적은 곤두박질쳤다. “미셸 위의 시대는 끝났다”는 비아냥에도 꿋꿋하게 학업을 마친 그는 2012년 졸업장을 딴 이후 2014년 메이저 US여자오픈 우승컵을 거머쥐며 한 단계 도약했다.

옛 명성을 되찾는 듯 하더니 이번에는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힘에 의존한 스윙으로 인해 무릎과 발목, 발, 골반 등에 통증을 달고 살았다. 2015, 2016년 두 시즌을 통틀어 톱10을 한 차례만 기록하는 등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지난해에는 비시즌 동안 자동차사고를 당해 목뼈가 골절돼 후유증을 겪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캐나다 여자오픈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는 급성 맹장염 수술을 받고 6주간 필드를 비웠다.

미셸 위는 주저 앉지 않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꾸준히 훈련 장면을 공개하며 재기 의지를 불태웠다. 지난 1월 첫 출전대회인 퓨어실크 바하마 LPGA 클래식에서 공동 11위에 이름을 올린 뒤 지난달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또 다시 11위를 기록하며 상승세에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4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파72ㆍ6,718야드)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하며 3년 8개월 만에 우승의 짜릿함을 맛봤다.

미셸 위가 4라운드 18번홀 버디 퍼트를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싱가포르=EPA 연합뉴스

이날 우승은 그의 골프인생만큼이나 극적이었다. 아직 통증이 가시지 않은 탓에 왼 손목, 오른 무릎, 오른 대퇴부 등 몸 구석구석 테이핑을 한 채 경기에 임한 미셸 위는 선두에 5타 뒤진 공동 5위로 4라운드를 출발했다. 그는 전반 2번, 4번, 8번 홀에서 착실하게 버디를 잡아나갔다. 미셸 위는 17번 홀까지 신지은(26ㆍ한화 큐셀), 다니엘 강(26), 넬리 코다(20ㆍ이상 미국)와 공동1위를 달리고 있다 마지막 18번 홀 그린 밖에서 시도한 버디 퍼트가 극적으로 성공하며 역전승을 거뒀다. 필드 위에서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그도 주먹을 불끈 쥔 채 포효하며 3년 8개월 만에 찾아온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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