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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스, 108년 염소의 저주를 푼 '5분의 마법'은 포옹과 격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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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스, 108년 염소의 저주를 푼 '5분의 마법'은 포옹과 격려

입력
2017.10.12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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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컵스의 유격수 애디슨 러셀(가운데)이 지난 10일(한국시간)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디비전 시리즈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 시작 전 동료들로부터 포옹과 격려를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 캡처
시카고 컵스의 유격수 애디슨 러셀(가운데)이 지난 10일(한국시간)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디비전 시리즈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 시작 전 동료들로부터 포옹과 격려를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 캡처

일반적으로 경기를 앞두고 야구 선수들은 필드에 모여 함께 스트레칭을 하거나 배팅 연습을 한다. 그런데 지난해 미 프로야구 월드시리즈(WS) 챔피언 시카고 컵스의 훈련에는 조금 특별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12일(한국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컵스의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 비결을 소개했다. 결론은 포옹과 따뜻한 말 한마디다.

컵스 선수들은 배팅 연습 15분 전 함께 모여 원을 만든다. 원 안에 선수나 구단을 위해 일하는 직원이 들어가면, 그를 둘러싼 모두가 차례대로 칭찬이나 격려의 말을 한마디씩을 건넨다.

워싱턴 내셔널스를 맞아 치르는 플레이오프 4차전 경기 전에는 컵스의 비디오 담당자들이 원 안으로 초대됐다. 1차전에서는 내야수 토미 라 스텔라, 2차전에서는 구단 원정 경기 담당자인 비야이 택찬다니, 3차전에서는 유격수 애디슨 러셀이 주인공이었다.

이 훈훈한 풍경은 지난해 8월 컵스의 트레이닝 코치인 팀 버스에 의해 고안됐다. 당시 컵스는 매우 좋은 성적을 내고 있었음에도 선수들 차원에서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코치 팀 버스는 선수들을 필드로 불러내 긍정적인 말을 한마디씩 하도록 주문했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해당 훈련은 약 5분, 길어야 10분 남짓 진행되는데 웃음과 활기가 넘치는 시간이다. 긍정적인 이야기라면 선수로서든, 친구로서든, 혹은 부모로서든 어떤 내용으로도 제한되지 않는다. 최근 라 스텔라의 제안으로 칭찬과 격려의 시간이 끝나면 포옹을 하기도 한다.

야구는 1년 중 8개월 동안 진행되는 종목인 만큼 다른 스포츠 종목보다도 경기 수가 많아 팀원들 간의 결속력과 유대감이 중요하다.

컵스 선수들은 훈련 효과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포수 윌슨 콘트레라스는 “많은 도움이 된다”며 “이 훈련은 우리를 가족처럼 지내도록 만들고, 압박을 많이 받는 플레이오프의 상황에서도 함께 행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러셀 역시 “(훈련 덕에) 모두 자신감이 상승한다”며 호응을 보였다.

하지만 정작 창시자인 팀 버스는 훈련 효과에 대해 “이 훈련이 실제 경기에서 얼마나 (긍정적으로) 작용하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염소의 저주를 깨고 108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시카고 컵스. 이 훈훈한 ‘5분의 마법’이 올 시즌에도 통할 수 있을 까.

오희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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