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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환영 만찬의 독도새우, 파주행 활어차 세워 진땀 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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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환영 만찬의 독도새우, 파주행 활어차 세워 진땀 공수

입력
2017.11.08 14:2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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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kg 도매가 15만원 최고급종

바다사막화 어획량 급격히 줄어

청와대가 트럼프 대통령 환영 만찬 음식으로 올려 화제가 된 독도새우를 확보하느라 상당한 공을들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 최대 독도새우 유통업체인 독불수산 서동국(46)대표는 7일 청와대 만찬장에 오른 음식에 자신이 며칠 전 판매한 독도새우가 올라 깜짝 놀랐다. 서 대표에 따르면 지난 5일 독불수산에 “살아있는 독도새우를 바로 구입할 수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걸려왔다. 서씨는 이날 오후 11시쯤 경기 파주시로 향하던 활어차를 도로 위에 세우고 손님을 만나 펄떡거리는 독도새우 5㎏을 팔았다. 20명 정도 먹을 수 있는 양으로 회식당이 아닌 일반 고객이 구입한 양 치고는 꽤 많은 편이었다.

독도새우는 독도 주변에서 주로 잡히는 심해 새우들을 통칭해 부르는 말로 크게 닭새우와 꽃새우, 도화새우 3가지 종류가 잡힌다. 청와대 만찬에 오른 독도새우는 도화새우로, 3종류의 독도새우 가운데 크기가 가장 크고 껍질의 윤기가 반질반질하며 빨간 줄이 선명해 빛깔이 곱다. 맛도 좋은데 무엇보다 잡히는 양이 적어 독도와 가장 가까운 울릉도에서도 판매 식당이 2곳뿐이다. 이날 독불수산이 확보한 양도 6㎏에 불과했다. 가격도 도매가로 1㎏에 15만원이 넘는다. 서울 강남의 고급식당에선 1㎏ 25만원에 판매된다.

서 대표는 “도화새우는 워낙 양이 적어 우리가 아니면 다른 수산업체들은 구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독불수산 서동국 대표가 청와대에 직접 판매한 것으로 추정되는 독도새우. 독불수산 제공
독불수산 서동국 대표가 청와대에 직접 판매한 것으로 추정되는 독도새우. 독불수산 제공

서 대표가 청와대 공급한 것으로 보이는 독도새우는 지난 4일 울릉도 독도새우 전문업체인 천금수산 박종현 대표가 통발어선 천금호(9.7톤)로 독도에서 직접 잡은 최상급 새우였다. 서 대표는 5일 오전 9시50분 평소대로 포항여객선터미널에서 활어차 2대를 대형여객선에 실어 울릉도로 보냈다. 이어 천금수산의 독도새우를 받아 같은 날 오후 3시 배로 울릉도에서 다시 가져 나왔다.

오후 6시쯤 포항여객선터미널에 도착한 서 대표의 활어차는 경기도로 향했고 도중에 독도새우를 찾는 고객의 전화를 받은 뒤 파주시 인근 도로변에서 생전 처음 만난 손님에게 5㎏을 팔았다. 서 대표도 울릉도가 고향이다.

울릉도 천금수산 박종현 대표가 독도새우를 포장하고 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울릉도 천금수산 박종현 대표가 독도새우를 포장하고 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독도새우는 최근 독도 인근 바다사막화와 기후변화 등으로 어획량이 급격히 줄고 있다. 울릉 주민들은 독도새우가 트럼프 대통령 환영 만찬에 올라 유명해지자 더욱 귀한 몸이 돼 맛보기 어려워질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울릉 주민 최모(50)씨는 “독도에서만 잡히는 독도새우가 화제가 돼 뿌듯하기도 하지만 찾는 사람이 많아져 여기저기서 독도새우를 잡겠다고 나설까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포항=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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