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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수돗물 못 믿는다” 곳곳 자판기... 생수 시장 블루오션 된 중국

입력
2018.06.03 14:4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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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역 5118개 지하수 수질

검사 결과 ‘우량’ 9.1% 불과

소비자 70% 생수 일상적 사용

바이두 이미지.
바이두 이미지.

1년 365일 건조한 중국의 수도 베이징(北京)에서 가습기에 수돗물을 그냥 받아서 넣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밤새 가습기를 틀고 나면 육안으로도 흰색 가루를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수돗물에 석회질 성분이 많기 때문이다. 당연히 수돗물을 끓여 마시는 경우도 드물다. 아파트 단지 곳곳에 생수를 파는 대형자판기가 설치돼 있는 이유다. 베이징만이 아니다. 국무원의 국토자원공보에 따르면 2016년 중국 전역의 5,118개 지하수 수질 검사 결과 ‘우량’ 판정을 받은 곳은 9.1%에 불과했다.

사실 중국에서 생수가 일상화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환경오염과 건강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기 시작한 2010년대 들어서부터다. 하지만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으로 분류되는 브랜드만 100개가 넘을 정도로 시장의 성장 속도는 가파르다. 요즘은 손에 탄산음료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보다 에비앙이나 페리에 등 고가의 해외브랜드 생수병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훨씬 흔하다.

지난해 중국 국토자원부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70% 가까이가 시판되는 생수를 일상적인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의 통계에서도 지난해 중국 가정용 생수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3% 증가한 1,579억위안(약 26조4,720억원)에 달했다. 음료시장에서 생수의 점유율도 2010년 38%에서 지난해에는 50%를 넘어섰다.

성장 잠재력도 무궁무진하다. 2014년 통계이긴 하지만 중국의 1인당 연평균 생수 소비량은 31.8리터로 미국(129.1리터), 프랑스(141.6리터), 독일(148.4리터) 등 주요 선진국보다 현저히 낮고 세계 평균(39.0리터)에도 미치지 못했다. 게다가 지난해 생수 수입액 증가폭은 전년 대비 26.5%에 달했다. 중국은 전 세계 인구의 20%를 차지하고 있지만 담수 자원 확보율은 7%에 불과해 생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기 어렵다.

이미 전 세계 물 산업 선진국의 주요 업체들은 중국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다. 에비앙과 페리에를 비롯해 노르웨이 보스, 뉴질랜드 안티포 등이 가세한 프리미엄 생수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50%에 육박할 정도다. 코카콜라와 펩시 등 탄산음료 업체들도 독특한 디자인의 생수 제품들로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에비앙으로 대표되는 프랑스는 지난해 금액 기준으로 중국 수입생수 시장의 66%를 점했지만, 한국산 생수 수입액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논란의 여파로 2015년 342만달러(약 36억7,800만원)에서 지난해 49만달러(약 5억2,700만원)로 급감한 상태다.

비즈니스 서비스ㆍ컨설팅 기관인 글로벌데이터는 ‘중국 생수 시장 보고서’에서 “소비자의 구매력 증가와 시장 잠재력을 감안할 때 중국 시장은 전 세계 생수업계의 블루오션”이라며 “저가시장은 내수업체들이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중ㆍ고가시장은 수입업체들 사이의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업체들도 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얘기다. 코트라 중국본부 측은 “연령별ㆍ성별로 다른 소비층의 요구를 반영해 특정 고객을 타깃으로 삼는 마케팅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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