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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국, 제재압박에 환장”… 대북 제재 완화 요구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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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국, 제재압박에 환장”… 대북 제재 완화 요구 본격화?

입력
2018.03.2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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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부질없는 제재압박 놀음을 걷어치워야 한다' 제하 개인 필명 논평에서 미국 고위 당국자를 겨냥해 "제재소동에 환장한 자들"이라고 비난했다. 노동신문 캡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부질없는 제재압박 놀음을 걷어치워야 한다' 제하 개인 필명 논평에서 미국 고위 당국자를 겨냥해 "제재소동에 환장한 자들"이라고 비난했다. 노동신문 캡처

북한이 미국의 대북제재 유지 정책을 “발악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개최 합의 이후 자제해온 대미 비난 수위를 높여가는 모양새다. 양국 정상 간 만남에 앞서 관계 개선 의지를 가시화하라는 압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부질없는 제재압박놀음을 걷어치워야 한다’ 제하 개인 필명 논평에서 미국 고위 당국자를 겨냥해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이 케케묵은 제재압박 타령을 늘어놓고 있다”며 “제재소동에 환장한 자들의 황당하기 짝이 없는 나발”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신문은 또 “미국이 압박하면 할수록 주체조선은 더욱 더 강해지고 반면에 미국의 운명은 날로 위태로워졌다”며 “계속 무모하게 날뛴다면 큰 수치와 패배를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고 강변했다.

이는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미국이 대북 강경 기조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한 불만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회담 개최를 수락한 9일 이후, 미국 정부가 외교ㆍ안보 고위라인을 ‘매파’로 채운 것은 협상 국면에서 강경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국무장관에 임명한 데 이어, 22일에는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를 발탁했다. 대북 압박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하는 발언도 연일 계속되고 있다. 북한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은 20일 미 전ㆍ현직 관료 등을 겨냥해 “자제와 인내력을 가지고 매사에 신중하며 점잖게 처신해야 할 때”라고 요구했다.

다만 북한이 공식 기구 발표를 통해서가 아니라, 개인 필명 논평 형식을 통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것은 북미 간 조성된 대화 분위기를 깨지 않는 선에서 우회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대북 제재 완화 조치 등 미국이 관계 개선 의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압박 차원일 가능성도 있다. 대북특사단을 통해 전달한 ‘비핵화 의지’ 표명에 대한 반대급부를 요구하는 것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회담에 앞서 보다 가시적인 조치,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달라 요구하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9일 회담 개최 합의 이후 최근까지 북한은 북 내부 인권문제에 간섭, 관여를 말라는 메시지를 집요하게 보내왔다.

북한 체제의 굳건함을 강조하며, 대미 관계 변화가 야기할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신문은 “미국의 제재 소동은 우리 국력을 더욱 강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미국이) 끈질긴 제재압박소동에 견디지 못하고 손들고 나앉은 나라들처럼 우리도 스스로 굴복하리라고 어리석은 생각을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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