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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 3인방 “국내 산업구조 쏠림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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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 3인방 “국내 산업구조 쏠림 문제”

입력
2018.07.04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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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방천 회장ㆍ이채원 대표ㆍ허남권 대표 한자리에 모여 대담

“남북관계 긍정적” “미중 무역분쟁보다 국내산업 경쟁력이 문제”

국내 ‘가치투자 대가’ 3인방으로 꼽히는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과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대담했다. 에셋플러스 자산운용이 대표 상품인 ‘리치투게더 펀드’ 운용 10년을 맞아 투자자들에게 성과를 보고하기 위한 자리에서다.

3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호텔 코엑스 하모니볼룸홀에서 열린 대담에서 세 대표 펀드매니저들은 가치투자의 철학과 남북관계, 북미 무역분쟁 등 최근 시장에 영향을 주는 변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세 사람은 특정 업종에 쏠린 국내 산업구조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4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호텔 코엑스에서 열린 에셋플러스 리치투게더 펀드 10주년 운용보고회에서 강방천(왼쪽 세번째)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이 가치투자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김치형 한국경제TV 기자(사회자),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 강 회장,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제공
4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호텔 코엑스에서 열린 에셋플러스 리치투게더 펀드 10주년 운용보고회에서 강방천(왼쪽 세번째)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이 가치투자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김치형 한국경제TV 기자(사회자),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 강 회장,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제공

사회자=세 분이 생각하는 가치투자에 대해 이야기해달라.

강방천 회장=시장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가치라고 생각한다. 가격을 보기 전에 그 이면에 숨어 있는 본질적 가치를 찾고자 고민한다.

허남권 대표=오늘 지수가 연중 최저치다. 그럼에도 믿고 투자할 수 있는 것이 가치투자가 아닌가 생각한다. 주식에 투자한다는 것은 기업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나보다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인 조직이 주주를 위해서 밤새 일하는 것이 회사다.

이채원 대표=추구하는 것은 잃지 않는 투자다. 어떻게 하면 손해를 보지 않을까를 고민한다. 시장의 비합리성으로 인해 가격과 가치의 괴리가 발생할 때 투자를 하는 것이 가치투자라고 생각한다.

사회자=가치투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

허 대표=좋은 기업의 주가가 싼 이유는 인기가 없거나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맞아서다. 지속가능한 기업이 어려움을 맞았을 때 투자하면 오히려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길게 보면 시장은 정직하다.

강 회장=많은 사람들이 재무제표에 있는 숫자를 따지는데, 그것을 일궈내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이다. 네 가지 측면에서 그 견고성을 탐색한다. ▦회사의 이익이 얼마나 지속 가능할 것인가 ▦얼마나 예측 가능할 것인가 ▦얼마나 변동성이 적은가 ▦확장 가능성이 있는가.

4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호텔 코엑스에서 열린 에셋플러스 리치투게더 펀드 10주년 운용보고회에서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이 펀드 운용 성과와 가치투자 철학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제공
4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호텔 코엑스에서 열린 에셋플러스 리치투게더 펀드 10주년 운용보고회에서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이 펀드 운용 성과와 가치투자 철학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제공

사회자=대북관련주에 대한 관심도 많다. 남북관계에 대한 전망은.

허 대표=인구 감소와 산업 경쟁력 실종이라는 한국 경제의 문제를 타개할 수 있는 것이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믿음이 있다. 철도와 도로, 가스, 전력이 연결되면 70년 간 섬나라였던 한국이 대륙과 연결되는 획기적인 일이 일어날 것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요인이 대북관계, 안보 리스크였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코스피 4,000포인트도 넘볼 수 있다. 이 대화를 시작한 것은 김정은이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가능한 이야기다.

강 회장=남북관계 개선은 최소한 한국 상장기업에게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인구 5,000만명의 한국 시장보다 더 큰 시장이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투자 대상은 예측가능성 측면에서 인프라, 특히 에너지 관련된 기업이나 소비재 기업이다.

이 대표=상징적인 종목들이 많이 올랐지만 실제 수혜주는 나오지 않았다. 개방이 시작되면 해외 자금이 유입될 것이고 기업도 마찬가지다. 국내 기업이 할 수 밖에 없는 분야, 특정한 기업이 독과점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분야를 찾아야 한다. 거기에 대한 많은 연구와 분석이 필요하다.

사회자=최근 시장이 흔들리는 이유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에 대한 견해는.

강 회장=시장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불확실성이다. 미중 무역마찰의 불확실성 자체가 시장을 누르고 있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결국은 해결이 될 문제라고 생각한다. 중국이 인민들의 가처분 소득을 늘려서 소비를 확대할 수도 있고 미중 간의 파워게임이 지속되면서 중국이 기초기술 기반을 쌓을 수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기술이 빠르게 성장한다고 생각하면 국내 정보통신(IT) 기반 기업들에게는 부정적이다.

허 대표=근본적인 원인은 중국이 너무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의 IT기술과 지적재산권을 마음대로 쓰면서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성장해왔다. 과거 무역경쟁의 끝이 경제공황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두 나라는 필요에 의해서 타협할 가능성이 있다. 지금 주가가 가치에 비해 사지만 회복되려면 무역분쟁이 어느 순간 회복되거나, 국내 경제를 이끌 좋은 산업이 생기거나, 북한과의 관계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생겨야 한다.

이 대표=그 누구도 파국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에 동의한다. 그러나 미국은 어떻게든 중국을 견제하려고 할 것이다. 전 세계가 자국 보호주의를 외친다. 일본만 해도 내수 중심의 국가지만 우리나라는 수출이 안되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우려가 된다. 미국의 중간선거가 11월인데 이 문제가 쉽사리 끝나지 않고 장기화될 수도 있다. 생각한다. 극단적으로 가야 끝날 것이다. 투자자들이 견디기 어려운 불안한 국면이 올 수도 있다. 영원히 해결 안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불러오는 가장 큰 원인은 산업구조의 취약성이다. 70%가 대외 의존적이라 경제에 민감하다. 우리나라에는 아마존이나 구글, 넷플릭스 같은 기업이 없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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