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전후로 지지율 상승 탄력
潘 하차로 충청권 표심 흡수
“2030 인지도 높이고, 호남 충청에서 기선제압.”
설 연휴 전후로 지지율 상승에 탄력이 붙은 안희정 충남지사 캠프가 내친 김에 ‘문재인 역전 시나리오’를 도모하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내건 정권교체에 맞서 ‘더 좋은 정권교체’라는 비교우위 전략으로, 민주당 경선 초반에 판을 뒤엎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충청대망론의 경쟁자였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일 중도 하차한 점도 안 지사에겐 충청권 ‘원 톱’의 날개를 달아준 대목이다. 갈 곳 잃은 중도 보수 유권자층의 마음을 안 지사가 담아낼 수 있다는 점도 추가적인 지지율 상승 요인이다.
안 지사 측은 일단 당내 경선 초반을 승부처로 보고 있다. 순회 경선 지역(호남, 충청, 영남, 수도권 및 제주 순)의 초반부인 호남과 충청 등 이른바 ‘백제권’에서 쌍끌이로 바람을 일으켜 문재인 대 안희정의 양강 구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호남은 2002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후발주자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역전 드라마를 펼쳤던 노풍(盧風ㆍ노무현 바람)의 진원지였다는 점에서 또 한번 ‘안풍(安風)’이 불어주길 기대하는 눈치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호남은 문재인이 좋아서가 아니라, 정권교체를 이룰 대표선수로 지지하는 것이다”며 “안 지사가 15%까지 올라가면 호남의 전략적 선택에 따라 대표선수가 교체될 것이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이 실시한 대권주자 양자 대결에서 문 전 대표뿐 아니라 안 지사도 반 전 총장을 너끈히 이기는 결과가 나왔다. 안 지사는 12일께 호남을 방문해 ‘안희정도 정권교체’, ‘문재인보다 더 좋은 정권교체’를 부각시키며 호남 민심 공략에 나선다.
호남 다음 경선 지역이 충청이라는 점도 안 지사에게 유리한 대목이다. 반기문 전 총장의 사퇴로 충청이 안 지사의 지역 텃밭이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2030 젊은 층에서 안 지사의 인지도가 낮은 것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안 지사 지지율은 세대간 격차가 뚜렷한 편이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를 보면 2030 세대에선 한 자리 숫자에 그치는 데 반면 4050에선 15%를 상회하는 등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안 지사 측 김종민 의원은 “젊은이들은 변화에 민감해 인지도 상승은 짧은 기간에 가능하다”며 “중장년층이 받쳐 주고 있는 만큼 젊은 층의 호응이 더해지면 민심의 역동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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