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최고경영자 간담회 참석
“고금리대출에 불이익 줄 것” 질타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외유성 출장 등 각종 의혹으로 전방위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도 외부 공식 일정을 모두 소화하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주목된다. 자진 사퇴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원장은 16일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10대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10일 증권사 대표, 13일 자산운용사 대표들과 만난 데 이은 세 번째 현장 소통 행사였다. 17일엔 베트남 재무부 장관과의 면담도 잡혀 있다. 이처럼 김 원장은 지난 2일 취임 직후 모든 공식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하고 있다. 그러나 본인에게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선 어떤 입장도 내 놓지 않고 있다. 김 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도 취재진 질문에 “업무와 관련된 질문 외엔 답하지 않겠다”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
특히 김 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저축은행의 고금리 영업 행태를 강하게 질타하며 금감원 수장으로서의 존재감도 드러냈다. 그는 “저축은행은 국민을 상대로 고금리 대출 영업을 한다는 지적에 대해 뼈아프게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이어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로 인하된 상황에서 저축은행이 20%가 넘는 고금리를 부과하는 관행은 지역 서민금융회사를 표방하는 저축은행의 존재 이유와 결코 양립할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고금리 장사가 심한 저축은행에 대해선 아예 대출 영업을 제한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금감원은 저축은행에 예대율 규제(예금 대비 대출잔액 비율)를 도입해 20%가 넘는 고금리 대출 영업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엔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 정상적인 저축은행엔 100%의 예대율 규제를 적용하지만 고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엔 80%를 적용해 예금의 80%까지만 대출을 허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이 같은 행보를 두고 금융권에선 김 원장이 각종 의혹에도 난국을 정면 돌파를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아예 대외활동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본인을 둘러싼 의혹을 인정하는 꼴인 만큼 금감원 수장으로서 할 일은 하겠다는 뜻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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