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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 ‘조건없는 대화’ 제안은 北 거부 어려운 파격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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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 ‘조건없는 대화’ 제안은 北 거부 어려운 파격 카드”

입력
2017.12.13 17:1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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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분석

“대화 위한 샅바싸움 끝난 듯

트럼프 힘 실어줄지 불확실”

靑 “북핵 폐기 도움 된다면

다양한 접촉 가능” 신중 모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연합뉴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조건 없는 대화’ 제안을 “북한이 거부하기 어려운 파격”이라고 평가했다. 북미 양측이 서로 셈법은 다르지만 어쨌든 대화가 절실한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것이다. 다만 틸러슨의 대화 발언을 늘 무시해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힘을 실어줄지가 불확실해 여전히 변수는 남아 있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13일 “북미간 대화를 위한 샅바싸움이 끝난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전 원장은 “미국은 비핵화를 위한 대화, 북한은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는 대화를 주장해왔다”면서 “틸러슨 장관이 문턱을 대폭 낮춰 조건을 내걸지 않겠다고 한 것은 북미간 상반된 입장을 절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최근 방북한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이 조율을 마치고 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달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하고 곧이어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만큼 오히려 대화의 적기라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북한은 미사일 기술을 다 갖추지 않았는데도 사거리 확대만을 갖고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하며 대화 의지를 보였다”며 “미국도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면 대화의 동력은 살아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와 김정은 모두 대화에 떠밀린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대화의 문이 열리더라도 본격적인 대화를 시작하려면 시간이 꽤 걸릴 전망이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조건 없는 대화는 탐색적 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탐색적 대화는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하던 방식이다. 정부 소식통은 “틸러슨의 발언은 일단 만나보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청와대는 막상 성 김 6자회담 수석대표가 평양을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극구 반대하면서 대화의 물꼬를 열 기회를 차버렸다는 지적을 받았다.

반면 조건 없는 대화가 원론 차원의 빈말에 불과할 수도 있다.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현지에서 틸러슨 장관의 발언을 지켜본 김준형 교수는 “트럼프와 틸러슨은 대북 정책을 놓고 계속 엇박자였다”며 “대화파인 틸러슨이 할 말을 다하면서 개인 소신을 밝힌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고 연구위원도 “예전 같으면 대화하자는 국무장관의 발언에 무게가 실렸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백악관이나 트럼프의 추가 발언이 없는 한 북한도 틸러슨의 제안 정도로는 충분치 않다고 생각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틸러슨 장관의 발언에 대해 “북한이 도발과 위협을 중단하고 대화에 복귀해야 한다는 미 측의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북핵 불용 원칙을 견지하면서 평화적 방식의 완전한 북핵 폐기라는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된다면 다양한 형태의 접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일단 의미를 두지만 그렇다고 적극 환영하는 것과는 온도 차가 있는 신중한 기조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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