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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3.21 12:41
수정 : 2017.03.21 21:48

[박종민 기자의 눈] 스포츠 속 여성의 존재와 유리천장

등록 : 2017.03.21 12:41
수정 : 2017.03.21 21:48

▲ V리그 여자부 유일한 여성 감독인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사진=KOVO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2020년 도쿄 올림픽 골프 경기가 열릴 가스미가세키(霞ケ關) 골프장이 20일(한국시간) 여성을 정회원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스코틀랜드 뮤어필드 골프장이 1744년 오픈 후 273년 만에 여성 입회를 허용했다는 보도가 나온 지 5일 만이다.

가스미가세키 골프장은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정회원을 남성으로 한정했던 정관 세칙 변경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여기에는 "남녀평등의 정신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도쿄 올림픽 때 (가스미가세키 골프장 외에) 다른 경기장을 찾을 수 있다"고 한 토마스 바흐(64ㆍ독일) IOC 위원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포츠에서 여성은 차별적 존재로 여겨져 왔다. 대개의 스포츠에선 힘, 점프력 등 폭발적인 운동 능력이 필수 요소로 꼽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성이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 스포츠계 전반으로 외연을 넓혀도 여성에게 '유리천장'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인 듯 보인다. 유리천장은 여성이 조직 내에서 일정 서열 이상으로 오르지 못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의미한다.

스포츠 지도자 세계를 들여다 봐도 그렇다. 감독이 운동 능력을 발휘하는 주체인 선수가 아님에도 이 세계에선 여성을 찾기 힘들다. 심지어 여자 종목에서도 감독은 남성인 경우가 허다하다. 국내 프로배구 V리그만 해도 여자부 6개 구단 가운데 여성 감독을 두고 있는 구단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가 유일하다. 팀 에이스 이재영(21)은 지난달 본지와 인터뷰에서 "박미희(54) 감독님은 아무래도 여자이기 때문에 선수들을 더 잘 챙겨주신다. 남자 감독님이 하지 못할 수 있는 부분까지 배려해주신다"고 했다. 여자 종목에서조차 감독이 '남초'인 것은 '유리천장'이 존재한다는 방증이다.

박 감독은 올 시즌 흥국생명을 정규시즌 1위로 이끌며 프로 스포츠에서 우승을 달성한 첫 여성 감독이 됐다. 그러나 그는 우승 후 "여성이 아닌 그냥 '지도자'로 봐달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여성 감독이라 약간의 소외감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여성이라는 사실이) 지도자로 선수들을 이끄는 데 크게 방해가 되진 않았다"고 강조했다.

일부 스포츠 보도 행태도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언론 역시 여성 차별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세계 최대의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 중계 당시 일부 언론은 여성 비하적 시각을 전해 논란이 됐다. 영국 BBC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유도 결승전 중계에서 "고양이 싸움"이라는 표현으로 물의를 빚었다. 공영방송 중계에서 여성 비하적 발언이 나왔다는데 대해 시청자들은 크게 분노했다.

기사에 흔히 붙는 '미모의', '꽃', '홍일점', '앳된' 등 수식어에도 여성 차별적 시각이 깔려 있다. 여성은 스포츠를 구성하는 하나의 주체이기보단 성적 대상으로 더 많이 간주되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은 지난 수십 년간 신문, 학술지, 소셜미디어 등이 경기 보도나 선수 설명을 위해 사용한 단어 1억6,000만 개를 분석한 결과 스포츠와 관련해 언급된 비율이 남성 선수가 여성 선수보다 3배 이상 높았다고 밝혔다. 스포츠는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시각이 팽배한 것이다.

물론 기자는 '페미니즘(Feminism)'을 신봉하는 사람은 아니다. 단지 대학시절 우연히 '여성학' 강의를 듣고 여성에 대한 사회의 시각과 프레임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게 됐다. 이후 스포츠 현장을 누비면서도 그러한 측면을 되새김질 해볼 때가 있다. 스포츠계에 종사하는 남성과 여성, 어느 한쪽도 차별을 받지 않고 조화를 이룰 때 스포츠 콘텐츠도 더욱 풍성해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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