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층 방중은 확실… 김여정이 특사로 왔을 수도”

일본 닛폰TV 계열 NNN은 26일 오후 베이징에 북한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열차가 삼엄한 경비 속에 도착하는 모습을 포착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21량 편성의 열차가 베이징역에 도착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고 덧붙였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친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김정은의 특사 자격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텄듯 이번엔 악화한 북중관계 회복에 나섰다는 것이다.

27일 베이징(北京)의 소식통과 일부 외신에 따르면 북한 고위급 인사들이 전날 오후 4시30분(현지시간)께 인민대회당에 들어갔다. 이 자리에선 북중 고위급 인사들이 회담에 이어 만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오후 9시20분을 전후해 북한대사관 번호판을 단 고급승용차 6대가 인민대회당을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지난 26일 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방중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측 대표단이 묵는 중국 베이징 국빈관 조어대 앞에서 중국 공안들이 교통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지난 25일 오후 늦게 21량짜리 특별열차를 타고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을 거쳐 베이징에 도착했다. 이 열차에는 녹색 차체에 노란색 선이 그려져 있는데, 이는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방중 때 탔던 열차와 매우 비슷하다. 또 단둥역 주변에는 이 열차 통과를 앞두고 거대한 가림막이 설치되는가 하면 주변 경비가 매우 삼엄했다.

이 때문에 김정은이 직접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만나 북중관계 개선 문제를 협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4월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입장에선 전략적 우군인 중국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직전에도 북중 정상회담을 먼저 개최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011년 집권 후 김정은의 첫 해외순방이라고 명기하기도 했다.

26일 중국 베이징에 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중국을 방문했다는 설이 도는 가운데 베이징 시내를 달리는 북한 열차의 모습이 베이징 시민들에 의해 여러 차례 목격됐다. 사진은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웨이보에 올라온 북한 열차 모습. 웨이보 캡처=연합뉴스

이에 비해 김여정이 오빠 김정은의 특사 자격으로 베이징을 찾았을 것이란 추측도 많다. 김정은이 직접 시진핑을 만나기에는 아직까지 소원한 북중관계 회복 기류가 더딘데다 양측의 의견을 조율할 만한 시간적 여유도 부족하다는 점이 근거다. 여기에는 김정은이 친동생을 중국에 보내 성의를 표시하면서 북중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중국 측의 입장을 전해들은 뒤 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도 따라붙는다.

하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방중인사와 목적, 면담 대상 등은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