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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특별 배차ㆍ취재 제한… ‘국빈급 대접’ 받은 현송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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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특별 배차ㆍ취재 제한… ‘국빈급 대접’ 받은 현송월

입력
2018.01.22 17:1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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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에 “안녕하십니까” 인사 등

첫날보다 적극적 모습 서울 누벼

국립극장ㆍ장충체육관 등 점검

“마스크 쓴 사람 왜 많죠” 관심도

정부, 공개 영상 상당부분 편집

“시설 점검만 충실한대서…” 해명

현송월(오른쪽) 삼지연관현악단장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장 시설점검을 마치고 극장을 나서고 있다. 서재훈 기자
현송월(오른쪽) 삼지연관현악단장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장 시설점검을 마치고 극장을 나서고 있다. 서재훈 기자

22일 방남 이틀째를 맞은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등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 7명에 대한 우리 측 대접은 사실상 국빈급에 가까웠다. 점검단 전용 KTX를 임시 배차해 일반 승객과 접촉을 막았고, 취재 제한도 여전했다. 현 단장은 삼엄한 경호 속에서 전날보다 적극적인 태도로 둘째 날 일정을 소화했다.

전날에 이어 빠듯한 일정은 계속됐다. 전날 특급호텔인 강릉 스카이베이 경포호텔 19층을 통째로 빌려 하루를 머문 현 단장 일행은 오전 8시50분 호텔을 떠나며 이날 일정을 시작했다. 강릉역에서 점검단을 태운 KTX는 오전 11시 5분 서울역에 도착했다. 우리 측은 점검단 전용 KTX를 특별 배차했고, 3호 차량에만 현 단장 일행을 태운 채 나머지 차량은 비워두었다. 일반 시민과의 접촉을 줄이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측 수행원은 현 단장 일행이 탑승한 차량 의 블라인드를 내리며 노출을 최대한 막았다. 우리 측 경호진은 전날도 “(현 단장이) 불편해하신다”며 당국과의 협의를 거쳐 구성한 기자단의 정당한 취재를 제한해 논란이 일었다.

이날 정부가 공개한 영상 속에선 현 단장 모습이 상당부분 잘려 있었다. 통일부 관계자는 “사전점검단이 시설 점검에만 충실하고 싶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전달해서 (어쩔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예술단 사전점검단 방한을 이유 설명 없이 전격 취소했다가 재개한 이유에 대해서도 정부 측은 특별한 설명을 듣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 단장은 서울에 도착해 잠실롯데호텔 중식당에서 오찬을 가진 이후 오후 1시8분부터 3시23분까지 2시간15분 동안 서울시교육청학생체육관(잠실학생체육관), 장충체육관, 국립극장을 차례로 둘러봤다. 전날 방문했던 강릉 시내 공연장 후보지까지 총 5곳의 점검을 마친 셈이다.

삼엄한 경호 속에서도 현 단장은 전날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강릉역에서 북한 측 사전점검단에 환호하는 시민들을 보며 우리 측 관계자에게 “강릉 시민들이 이렇게 환영해주는 걸 보니, 공연을 성과적으로 마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KTX 탑승 후에는 “왜 이렇게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이 많으냐”고 물으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때로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미소로 화답했고, 취재진에겐 처음으로 “안녕하십니까”라고 말했다.

현 단장 일행은 잠실학생체육관과 장충체육관을 각각 15분씩 점검했다. 통일부가 촬영, 배포한 영상 속에서 현 단장은 시설 관계자 설명을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장충체육관에서는 관계자가 “차가 금방 들어오니 한 잔 하시고 설명 드리겠다”고 하자, 현 단장이 “일 없습니다. 설명해주십시오”라고 답해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점검단은 이어 방문한국립극장에서는 약 1시간20분간 해오름극장의 무대와 조명, 음향 등을 두루 점검했다. 국립극장은 지난 1985년과 1990년 북한예술단이 공연한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현 단장이 이 자리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까, 관현악 음악으로”라고 요청하자, 우리 측은 관현악 편곡된 아리랑을 약 1분30초간 재생했고, 현 단장이 “됐다”고 하자 중단했다.

3시 20분쯤 환한 얼굴로 국립극장을 나온 현 단장 일행은 워커힐호텔로 이동, 정부합동지원단이 주재하는 만찬에 참석했다. 옷차림은 전날과 비슷했다. 검은 계열 코트에 풍성한 털목도리, 팥죽색 가방 등을 그대로 착용했다. 만찬을 마친 뒤 오후 8시 32분경 남북출입사무소(CIQ)로 향하는 버스에 오른 점검단은 오후 9시 47분 CIQ에 도착했다. 현 단장은 9시 53분 출경하며 취재진을 향해 왼손을 살짝 들어 보이는 등 마지막까지 여유를 잃지 않았다. 평창올림픽 관련 북측 대표단의 첫 방남은 약 37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정부는 ‘평화올림픽, 평창에서 만나요’라는 문구의 전광판으로 환송했다.

서울ㆍ강릉=신은별 기자ㆍ통일부 공동취재단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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