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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 국내 최초 영아ㆍ청소년 인공심장 이식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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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 국내 최초 영아ㆍ청소년 인공심장 이식 성공

입력
2018.08.0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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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좌심실 기능 상실한 1세ㆍ14세에 LVAD 이식해 심장기능 회복

이식성공으로 심장이식에 의존한 기존 치료 전환될 듯

해인이 심장과 연결된 인공심장을 살펴보는 의료진. 소아는 체구가 작아 인공심장을 몸 속에 삽입하는 성인과 달리 외부에서 직접 연결한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해인이 심장과 연결된 인공심장을 살펴보는 의료진. 소아는 체구가 작아 인공심장을 몸 속에 삽입하는 성인과 달리 외부에서 직접 연결한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국내 최초로 영아와 청소년 심장질환자를 대상으로 인공심장 이식을 통해 심장기능을 회복하는 수술이 성공했다.

박영환, 신유림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교수와 정조원, 정세용 소아심장과 교수는 ‘확장성 심근병증‘으로 입원한 1세 여아와 14세 여중생이 인공심장으로 불리는 ‘좌심실 보조장치(LVADㆍLeft Ventricular Assist Device) 이식을 통해 심장기능을 회복했다고 6일 밝혔다.

확장성 심근병증은 혈액순환 저하로 폐ㆍ간ㆍ콩팥 등 각종 장기가 기능을 잃으면서 사망에 이르는 중증 심장질환으로 현재까지는 심장이식만이 유일한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2월 말 호흡이 거의 없는 상태로 세브란스병원 응급진료센터로 긴급 후송된 1세 영아 해인이는 좌심실 기능이 정상 수준의 5%이하로 떨어져 심장과 폐 기능을 대체할 ‘에크모(체외막산소화장치ㆍECMO)’에 의존해서만 호흡이 가능했다. 이에 박영환ㆍ정조원 교수는 LVAD 이식만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해 지난 1월 8일 이식술을 시행했다.

수술 후 해인이는 심장기능이 차차 상승하면서 몸이 붓는 증상이 사라지고 건강을 회복했다. 또래와 같이 걸음마를 시작하고 소화기능도 회복돼 입원 시 6.5㎏이던 체중도 9㎏까지 늘었다. 해인이는 올 6월말 자신의 심장으로 걷고 숨을 쉴 수 있게 돼 LVAD 장치를 모두 제거하고 퇴원했다.

최지선 양에게 이식된 체내형 LVAD. 세브란스병원 제공
최지선 양에게 이식된 체내형 LVAD. 세브란스병원 제공

14세 여 환자, 국내 최초로 성인과 동일한 ‘LVAD’이식 받아

지속된 흉통과 구토증상을 보이다 인근 대학병원에서 확장성 심근병증을 진단받고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한 여중생 최지선(14ㆍ가명)양도 지난 5월 15일 신유림 세브린스병원 심장혈관외과 교수와 정세용 소아심장과 교수가 집도한 LVAD 이식수술을 통해 건강을 회복했다.

일반적으로 성인 환자는 몸 속 공간이 충분해 LVAD를 안에 넣고 몸 밖에 휴대폰 크기의 동력 및 조절장치를 차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지만, 청소년은 몸집이 작아 심장혈관(대동맥)을 몸밖에 있는 LVAD 장치와 튜브로 연결해야 한다. 동력과 제어장치가 달린 3단 서랍장 크기의 장비도 같이 연결해야 해 활동이 크게 제한되지만, 최 양은 국내최초로 성인 환자와 동일하게 휴대폰 크기의 동력 및 조절장치를 장착했다. 지난달 17일 퇴원한 최 양은 심장이식 공여자가 나타날 때까지 병원에서 지내야 하는 다른 청소년 환자와 달리 올 2학기부터 학교로 돌아갈 예정이다.

신유림 교수는 “최양은 체구가 작아 협소한 심장과 그 주변장기 사이에 LVAD 기구를 삽입하기 어려웠지만 다행히 세밀한 내부 장기구조 분석과 수술계획으로 청소년 환자에 대한 LVAD 이식술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정세용 교수도 “청소년 환자가 휴대용 LVAD 이식을 통해 질병 치료와 일상생활을 병행함으로써 정상적인 신체 발달과 심리적 안정에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심장 이식 없이 심장기능이 잘 회복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추적관찰과 치료를 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동훈 세브란스 심장혈관내과 원장은 “지난 2000년 국내 첫 성인형 체외 LVAD 이식술 및 2017년 11월 2살 남아에 대한 국내 첫 소아 좌우(양)심실보조장치 이식술을 성공한 경험을 토대로 이번 수술이 가능했다”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소아에 대한 LVAD 이식술을 성공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한편 세브란스병원은 이번 영아와 여중생에 대한 LVAD이식을 위해 병원 자체 후원금과 한국심장재단을 비롯한 외부 후원기관의 적극적인 연계로 각각 1억원 이상의 진료비를 지원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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