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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버린 아이 무사했지만… 질타 받는 ‘일본식 훈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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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버린 아이 무사했지만… 질타 받는 ‘일본식 훈육’

입력
2016.06.0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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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학년 다노오카 군

“버릇 고치겠다” 부모가 버려

6일 만에 곰 출몰 잦은 숲 속서

훈련중이던 자위대에 발견돼

부모 “나물채취중 실종” 허위 진술

지난달 28일 일본 홋카이도의 숲 속에서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된 초등학교 2학년 다노오카 야마토(田野岡大和•7, 사진)군이 3일 자위대 기지 내에서 무사히 발견됐다. 하코다테(일본 홋카이도)=교도 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일본 홋카이도의 숲 속에서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된 초등학교 2학년 다노오카 야마토(田野岡大和•7, 사진)군이 3일 자위대 기지 내에서 무사히 발견됐다. 하코다테(일본 홋카이도)=교도 연합뉴스

‘버릇을 고치겠다’며 곰이 출몰하는 산속에 7살 아들을 버린 일본의 부모가 국제적 비난의 대상이 됐다. 더구나 실종 6일 만에 아들이 무사히 구조되면서 일본 사회가 훈육과 체벌 논란으로 발칵 뒤집어 졌다. CNN과 BBC 등 서방언론은 일본식 훈육 방식을 조롱하기라도 하듯이 이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NHK과 교도(共同)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홋카이도(北海道) 나나에초(七飯町) 히가시오누마(東大沼) 근처 숲에서 실종됐던 초등학교 2학년 다노오카 야마토(田野岡大和ㆍ7) 군이 3일 실종지점에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숲에서 발견됐다. 실종 6일 만에 구조된 다노오카는 가벼운 탈수증 외에는 크게 다친 데 없이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노오카를 치료한 의사는 기자회견에서 “약 일주일간 고생한 것치고는 상태가 괜찮고 생명에도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일본 경찰과 소방당국, 지자체 공무원 등의 대대적인 수색에도 발견할 수 없었던 다노오카를 구조한 것은 이 지역에서 훈련 중이던 육상자위대였다. 자위대가 비를 피하기 위해 설치한 임시막사 안에서 발견된 다노오카는 “혹시 다노오카군이 맞느냐”는 자위대원의 질문에 “그렇다”고 또렷이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노오카는 “혼자서 지냈느냐, 밤에는 어디서 잤느냐”는 자위대원의 질문에 실내훈련장내 매트리스를 가리켰다고 한다. 일본 경찰은 다노오카가 실종된 5월28일 밤부터 비를 피하기 위해 임시막사로 들어간 뒤 근처 수돗가에서 나오는 물로 수분만 섭취하며 버틴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초등생/2016-06-03(한국일보)
일본초등생/2016-06-03(한국일보)

지난달 28일 다노오카의 부모는 아들이 공원에서 사람이나 차에 돌을 던지자 나쁜 버릇을 고치겠다며 귀갓길에 나나에초의 비포장 산간도로에 아이를 내리게 한 뒤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다노오카를 내려주고 나서 5분여 뒤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지만 그땐 이미 아들이 사라진 뒤였다. 특히 현장은 평소 곰이 출몰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비정한 부모를 향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다노오카의 아버지(44)는 이날 오전 병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나친 행동으로 아들에게 매우 큰 아픔을 줬고 수색에 나선 여러분들께 폐를 끼친 데 깊이 사죄한다”면서 “이런 일이 벌어질지 상상도 못했는데 앞으로 더 많은 사랑을 쏟아 성장을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힘든 일을 겪게 해 너무 미안하다고 했더니 아들이 고개를 끄덕였다”며 다노오카가 병원에서 가족들과 재회하자마자 웃으며 기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건초기 다노오카의 부모가 “산나물을 채취하던 중 아이가 사라졌다”고 말했다가 진술을 번복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다노오카의 부모는 “평소 아들을 학대해 온 것으로 의심받을까 봐 거짓말을 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부모의 행동이 ‘보호책임자 유기혐의’에 해당하는지도 검토 중이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지난달 28일 일본 홋카이도에서 부모에 의해 숲속에 버려진 뒤 실종됐던 7살의 다노오카 야마토군이 3일 나나에에서 발견된 가운데 야마토군의 아버지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하코다테(일본 홋카이도) 교도=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일본 홋카이도에서 부모에 의해 숲속에 버려진 뒤 실종됐던 7살의 다노오카 야마토군이 3일 나나에에서 발견된 가운데 야마토군의 아버지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하코다테(일본 홋카이도) 교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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