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헬스 프리즘] 만 4세 어린이, 시력을 지켜주는 골든타임

알림

[헬스 프리즘] 만 4세 어린이, 시력을 지켜주는 골든타임

입력
2017.01.02 20:00
0 0

한승한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

한승한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
한승한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

약시는 시신경이나 망막 혹은 각막 같은 안구의 구조에 문제가 없음에도 시력이 떨어진 상태다. 안경으로 교정해도 정상 시력이 나오지 않는다. 시력 측정표에서 양눈 시력이 두 줄 간격 이상으로 차이 나는 경우다.

약시는 전 인구의 2~2.5%가량이 겪는 것으로 추정된다. 약시 원인에는 사시, 굴절부등, 굴절이상 외에 백내장과 안검하수 같은 기질성 변인이 작용한다. 약시는 만 10세 이전에 치료해야 하며 치료시기가 빠를수록 성공률이 높아진다. 시기를 놓치면 평생 시력장애, 입체감 및 거리감각 상실 증세를 겪는다. 만약 정상시력인 안구를 다쳐 시력을 잃게 되면 양 쪽 눈을 모두 사용하지 못하는 불행한 사태가 일어난다.

요즘 어린이는 야외활동 시간이 짧아 눈 성장에 필요한 단백질부족이 생기며 몸이 성장할 때 눈의 길이가 과다하게 늘어나 근시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 또한 학업량 증가 및 컴퓨터와 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근시 또는 내사시가 발생하면 약시의 원인이 된다.

양눈이 한 물체를 볼 때 시선이 똑바르지 못한 사시도 약시를 일으키는 주 원인이다. 사시가 있는 어린이는 눈부심 증상을 많이 호소한다. 아이 눈의 시선이 바르지 않다고 생각되거나 눈부심이 유달리 심해 한쪽 눈을 찡그리면 즉시 안과에서 검진을 받는 게 중요하다.

얼마 전, 대한안과학회가 약시 치료 시기별 완치율을 발표했다. 만 4세부터 치료한 환자군은 평균 95%의 완치율을 보였다. 만 8세에 치료를 시작한 환자군은 완치율이 23%에 머물렀다. 만 8~9세가 되면 아이 시력은 거의 완성된다. 물론 8세가 넘어 치료를 시작해도 일정 효과가 있으므로 지레 포기함은 금물이다.

치료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최대한 ‘시력이 나쁜 쪽 눈을 더 많이 사용하도록 만드는 것’이 원칙이다. 어린이는 약시 있는 눈보다 시력이 좋은 눈으로만 보려 한다. 이를 교정하여 약시 있는 눈을 최대한 사용하게 만드는 게 핵심이다.

약시가 없는 눈을 가려주는 ‘가림치료’, 시력이 좋은 눈에 조절 마비제를 넣거나 안경도수를 조절하여 잘 보이지 않게 해주는 ‘처벌치료’가 사용된다. 그 중 가림치료는 약시치료에 매우 유용하다.

가정에서 자녀가 약시인지 알아보는 쉬운 방법이 있다. 아이의 한 쪽 눈을 번갈아 가린 후 행동을 면밀히 관찰해 본다. 만약 한 쪽 눈에 약시가 있고 정상인 눈을 가린 상태라면 잘 보이지 않아 울거나 보채고, 눈가리개를 떼버리려 하거나 움직이는 물체를 따라가지 못해 불편해 한다. 이런 증상이 발견되면 즉시 안과 전문의의 진료와 상담을 받아야 한다.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라는 속담이 있다. 그만큼 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되어도 모자람이 없다. 만 4세 이전의 안과 검진은 자녀의 밝고 맑은 미래를 열어주는 길이다. 만 4세의 골든타임을 잊지 말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