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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나’ 강조하며 직접 성명… 김일성ㆍ김정일 때에도 전례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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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나’ 강조하며 직접 성명… 김일성ㆍ김정일 때에도 전례 없는 일

입력
2017.09.2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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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차례 정부 성명과는 차원 달라

“美에 무력 대응 의도보다는

위기의식 우려 역으로 표명”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2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에 대응해 직접 본인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사진은 연설문을 손에 들고 성명을 읽는 김정은 모습.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2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에 대응해 직접 본인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사진은 연설문을 손에 들고 성명을 읽는 김정은 모습.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완전파괴’ 경고 연설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면서 최고 수위인 지도자 성명을 택했다. 북한 정권에서 지도자가 직접 성명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현재 상황에 대한 북한의 위기의식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란 분석이다.

북한은 통상 국제사회를 향해 메시지를 보낼 때 외무성 성명이나 대변인 성명ㆍ담화,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 등 국가 기관이나 외곽기구가 목소리를 내는 방식을 취한다.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하거나 중대한 결정을 발표할 때는 최고 권위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정부 성명을 제한적으로 사용했다.

정부 성명의 경우 1993년 3월 12일 국제원자력기구의 핵시설 특별사찰 요구에 반발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할 때 처음 나왔다. 이어 북일관계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 1999년 8월 10일과 NPT 탈퇴를 또다시 발표한 2003년 1월 10일에도 정부 성명 형식을 택했다.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인 2014년 7월 7일 인천 아시안게임의 응원단 파견 등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천명하는 정부 성명이 나왔고, 2015년 6월에는 6ㆍ15 남북정상회담 15주년과 관련한 입장 표명이 정부 성명 형식으로 이뤄졌다.

최근에는 4차 핵실험 직후인 지난해 1월 6일 정부 성명으로 수소탄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30일 5차 핵실험과 지난 7일 6차 핵실험에 대해 안보리가 대북제재 결의를 채택했을 때 각각 정부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성명은 지도자 개인 명의의 성명이라는 점에서 이전 7차례의 정부 성명을 포함한 여타 성명과는 차원이 다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최고 지도자의 명의를 동원하고 성명에서 ‘나(김정은)’를 강조하며 전면에 나서는 방식은 김일성과 김정일 집권시기를 통틀어 전례가 없을 만큼 이례적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 체제의 특성상 지도자 명의 성명은 무게감을 최고치로 높인 것”이라며 “미국에 대해 최고 수위의 무력 대응을 하겠다는 의도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전포고를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위기의식과 우려를 역으로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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