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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열풍' 뒤로 3D영화 '빛바랜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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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열풍' 뒤로 3D영화 '빛바랜 영광'

입력
2016.02.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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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개봉한 '아바타'는 3D영화 붐을 일으키며 3D영화 상영을 급속히 늘렸다. 이십세기폭스 코리아 제공
2009년 개봉한 '아바타'는 3D영화 붐을 일으키며 3D영화 상영을 급속히 늘렸다. 이십세기폭스 코리아 제공

지난해 할리우드 영화로는 유일하게 1,000만 관객을 모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져스2)은 3D영화 국내 흥행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2009년 개봉해 3D영화 붐을 일으킨 ‘아바타’의 흥행 기록에 비하면 초라하기만 하다. ‘어벤져스2’를 3D로 본 관객은 123만1,661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으로 ‘아바타’ 3D 관객(565만3,047명)의 4분의 1 수준이었다. 침체에 빠진 3D영화 시장의 실태를 한눈에 보여주는 수치다.

한때 극장가 효자상품으로 통했던 3D영화가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2일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극장 전체 매출 중 3D영화(4D영화와 아이맥스 제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1.8%였다. 2009년 ‘아바타’의 전세계적 흥행을 바탕으로 극장가의 새로운 대세로 여겨지던 3D영화의 매출 비중이 1%대를 기록하기는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아바타’ 개봉 직후인 2010년만해도 3D영화는 거칠 게 없었다. 그 해 3D영화 35편이 올린 매출(1,816억8,311만2,000원)은 지난해 3D영화(50편 상영)의 매출(314억6,68만9,300원)보다 6배 가량 많았다. 극장 전체 매출에서 3D영화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에는 15.7%에 달했고, 2011년만 해도 12.4%였다.

디지털 기술을 발판으로 한 3D영화 붐이 일자 극장들은 속속 아날로그 필름영사기를 디지털영사기로 바꿨다. 2010년 극장 매출의 38.3%를 차지하던 필름 상영은 2013년 0.8%로 급감했고, 필름영사기는 박물관의 유물 취급을 받게 됐다. 미국영화협회(MPAA)가 지난해 발표한 ‘2014년 극장 시장 통계’에 따르면 3D상영이 가능한 전세계 디지털 스크린은 2010년 2만2,385개에서 2014년 6만4,905개로 급증했다. ‘아바타’의 흥행과 이에 따른 3D영화 열풍이 전세계 극장의 디지털시대를 바짝 앞당긴 것이다.

3D영화는 한동안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2D영화의 티켓 가격이 1만원(주말 기준)인데 비해 3D영화는 1만2,000원이어서 극장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2010년 3D영화가 차지한 관객 비중은 10.9%였으나 매출 비중은 15.7%였다. 충무로도 3D영화 ‘7광구’(2011)와 ‘미스터고’(2013)를 만들며 새로운 황금시장에 뛰어들었다.

3D영화의 몰락은 자승자박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아바타’처럼 3D로 촬영한 뒤 3D로 상영해 입체감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는 영화는 극소수인 반면 여느 영화처럼 2D로 촬영해 컴퓨터로 변환시킨 ‘짝퉁 3D’가 범람하며 관객들을 실망시켰다. 한 영화 수입사 관계자는 “3D영화 시장이 급속히 커지면서 질을 따지지 않은 3D영화가 쏟아졌다”며 “제작사의 단견이 결국 발목을 잡은 꼴”이라고 말했다.

3D영화를 보면서 느끼게 되는 관객들의 피로도도 3D영화 사양화에 적지 않게 작용했다. 많은 관객들은 입체 효과가 도드라지지 않는 영화를 굳이 전용안경을 쓴 채 경미한 어지러움까지 느끼며 볼 필요가 있냐는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급감하는 3D 영화 매출 비율 (단위 %)

※영화진흥위원회 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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