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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처럼 하면 삼성 입사 면접 무조건 낙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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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처럼 하면 삼성 입사 면접 무조건 낙방”

입력
2016.12.06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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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서 연신 고개 숙이면서도

민감한 질문엔 엉뚱한 답변 일관

“몰랐다. 송구스럽다. 잘못했다. 제 부덕의 소치다. 불찰이다.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연신 고개를 숙이며 반복한 말이다. 한국 재계 서열 1위이자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총수인 이 부회장이 장시간 공개 석상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의 인간됨과 경영관이 담길 수 밖에 없는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이날 큰 관심을 받았다.

이 부회장은 대체적으로 모범답안으로 준비한 듯한 답만 늘어 놨다. 이 회장은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허공을 향하거나 눈을 깜박거리면서 3,4초 가량 뜸을 들인 뒤 답변하곤 했다. 즉답하기 보단 신중하게 생각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 겸손하고 신중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뭔가 감추려 한다는 느낌도 지우기 힘들었다. 끝내 속 시원한 답변은 내놓지 않았다. 일각에선 치밀하게 계산된 행동이란 해석도 내 놨다.

특히 ‘최씨측에 직접적으로 돈을 전달한 사람이 누구냐, 미래전략실의 최지성 부회장이냐, 장충기 사장이냐’는 등 법적인 문제가 될 수 있는 질의에 대해서도 “특검 수사가 예정된 상황에서 답변은 적절치 않다”며 교묘하게 피해갔다. 그는 최씨측을 직접 지원한 이유에 대해서도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고 들었다”며 구체적 상황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이 부회장의 이런 답변과 태도를 두고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선 비난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저런 식의 답변이면 삼성 입사 면접에서 무조건 떨어질 것이다”, “정작 청문회 내내 들은 답변은 죄송하다가 전부였다”, “같은 말만 반복하는 로봇 같다”, “국내 재계 1위 기업을 이끌어가는 총수의 대답으로는 실망스럽다”는 등 부정적 반응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언제든지 저 보다 훌륭한 분이 있으면 경영권을 넘기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최씨를 지원한 의혹에 대해서도 그는 “법적이든 도덕적이든 책임을 질 일이 있으면 다 지겠다”고 강조했다. “가장 중요한 게 저보다 우수한 분을 찾아 회사로 모시고 오는 일”이라고 한 대목에선 ‘인재제일 경영’의 단면도 엿볼 수 있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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