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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백승호 선배님… 편지 읽고 힘내서 우승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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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백승호 선배님… 편지 읽고 힘내서 우승하세요”

입력
2017.05.2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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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듀오’ 등 스타 대거 배출

서울 대동초교 축구부 후배들

U-20 월드컵 대표팀에 손편지

“미래에 형들과 함께 뛰고 싶어”

2017 U-20 월드컵에서 대활약 중인 바르셀로나 듀오 이승우∙백승호 선수의 모교인 서울 영등포구 대동초등학교 축구부원들이 29일 한국 대표팀에게 보낼 손편지를 모아 놓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2017 U-20 월드컵에서 대활약 중인 바르셀로나 듀오 이승우∙백승호 선수의 모교인 서울 영등포구 대동초등학교 축구부원들이 29일 한국 대표팀에게 보낼 손편지를 모아 놓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29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대동초등학교 인조운동장. 검정 유니폼을 입은 채 까무잡잡하게 그을린 얼굴을 한 앳된 축구부 학생들이 비뚤비뚤한 글씨체로 진심이 가득 담긴 손편지를 적어 내려갔다. “이승우 선배님, U-20 월드컵 대회에서 꼭 우승해 주세요.” “저도 5년 뒤에 형들처럼 월드컵 무대에서 멋진 골을 넣고 싶습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듀오 이승우(19·바르셀로나 후베닐 A)·백승호(20·바르셀로나 B)의 모교인 대동초 축구부 학생들 35명은 6교시 수업이 끝난 후 운동장에 모여 U-20 월드컵 대표팀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평소 뒹굴고 땀 흘리던 운동장에서 공이 아닌 펜을 쥔 아이들은 어색한 모습이었지만 빈 편지지를 채워 나가며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날 진행된 응원의 손편지 보내기 행사는 민간단체 손편지운동본부와 대동초가 공동 기획했다.

학생들은 U-20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기니를 3-0으로 완파하고 남미 강호 아르헨티나를 잠재운 우리 대표팀의 4강 진출을 기원했다. 대동초 주장인 6학년 이상윤(12)군은 “요즘 TV로 선배님들의 활약을 지켜보면서 축구선수로서 부럽고 감탄했다”면서 “U-20 월드컵 4강 진출을 간절히 기도한다”고 적었다. 이승우 선수처럼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홍일점 양은서(12)양은 “이승우 오빠가 골도 많이 넣고 자신이 만족하는 플레이를 하길 바란다”며 “이 편지를 읽고 나서 포르투갈전에서 꼭 승리했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승승듀오’의 후예들은 모두 제2의 이승우·백승호를 꿈꿨다. 이승우도 2009년 대동초에 전학 온 뒤 2011년 곧바로 바르샤에 합류했다는 점에서 아이들의 꿈은 단순한 꿈만은 아니다. 초록색 편지지에 백승호 선수의 기니전 태극기 세리머니 그림을 그려 넣은 김상윤(12)군은 “자랑스럽고 멋진 형님들을 따라서 대동초 제2의 백승호가 되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후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편지지에 월드컵 트로피를 새겨넣은 황승준(12)군은 “유튜브로 이승우 형 경기를 보니까 드리블이 대단하다”며 “먼 훗날 같은 잔디에서 뛸 수 있길 바란다”고 적었다.

대동초에서 축구 스타를 배출해 낸 것은 이들이 전부가 아니다. 신영록·석현준·임상협·김영욱 등 선수도 모두 대동초 출신이다. 최광원(51) 수석코치는 “대동초를 거치는 모든 선수들은 똑같은 훈련을 받았다”며 “전담 코치 6명이 학년별 수업을 진행해 선수 한 명 한 명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대동초의 우승의 비결”이라고 전했다. 대동초는 창단 20주년인 올해까지 전국대회 트로피가 30개이고 지난해 전국 초등학교 왕중왕전도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작성한 편지들은 30일 포르투갈전을 앞둔 대표팀 선수단 측에 전달될 예정이다. 이근호 손편지운동본부 대표는 “어린이들의 순수한 편지를 통해 대표팀이 힘을 얻고 국민 모두가 큰 함성의 메아리를 만들 수 있는 기폭제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이승우∙백승호 선수의 모교인 서울 영등포구 대동초등학교 축구부원들이 29일 한국 대표팀의 U-20 월드컵 4강을 기원하며 직접 만든 손편지를 그라운드에 펼쳐 보였다. 신상순 선임기자
이승우∙백승호 선수의 모교인 서울 영등포구 대동초등학교 축구부원들이 29일 한국 대표팀의 U-20 월드컵 4강을 기원하며 직접 만든 손편지를 그라운드에 펼쳐 보였다. 신상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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