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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독살 독극물, 살충제 ‘메틸 파라티온’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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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독살 독극물, 살충제 ‘메틸 파라티온’인 듯”

입력
2017.02.24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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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살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시신이 안치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병원 영안실 입구에 21일 경찰들이 서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피살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시신이 안치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병원 영안실 입구에 21일 경찰들이 서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김정남 독살에 사용된 독극물이 살충제 성분인 메틸 파라티온일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말레이시아 일간 뉴스트레이츠타임스는 24일 현지 경찰의 김정남 사인 규명을 돕고 있는 화학 분야 전문가들이 그를 2시간 만에 사망에 이르게 한 ‘메틸 파라티온’일 것으로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전문가는 “용의자들이 메틸 파라티온을 김정남의 얼굴에 발랐다면 이 물질이 눈으로 들어가 눈 점막으로 스며드는 것은 물론 호흡기를 통해서도 흡수됐을 것”이라며 “그렇다면 그는 죽은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살충제의 일종인 메틸 파라티온은 신경작용제나 독가스인 VX만큼이나 치명적이어서 화학무기로 분류된다.

사건 현장인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2에서 찍힌 CCTV 영상을 보면, 암살자들은 지난 13일 오전 9시쯤 김정남의 등뒤로 접근해 손으로 얼굴을 감싸 문질렀다. 용의자들의 공격을 받은 김정남은 공항 관계자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자신의 두 눈을 손으로 비비는 시늉을 했다. 이후 김정남은 공항 내 치료소를 거쳐 병원으로 이송되던 도중 숨졌다. 피습 후 사망까지는 2시간가량이 소요됐다. 하지만 맨손에 독극물을 묻힌 여성들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은 채 화장실에서 손을 씻은 후 도주했다.

김정남이 사망 전에 일부 마비증세를 보인 것도 메틸 파라티온 흡입에 따른 부작용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정남은 피습 직후 공항정보센터를 향해 큰 이상 없이 천천히 걸어갔지만, 병원 내 치료소에 들어갈 당시에는 다리를 저는 모습을 보였다.

신문은 “메틸 파라티온은 마치 살인 무기 같지만, 김정남에게는 썩은 달걀이나 마늘 냄새를 맡는 것과 유사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통상 갈색 액체 형태로 유통되는 메틸 파라티온은 피부에 닿더라도, 만약 상처만 없다면 즉시 물로 씻어내면 큰 해를 끼치지 않는다. 따라서 범행 직후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은 가해자들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체에 유입된 메틸 파라티온의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난다.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를 통제하는 인체의 신경전달물질은 인체를 정상적으로 기능하게 하려고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라는 효소를 분비한다. 그런데 메틸 파라티온이 체내에 유입되는 순간 이 효소 수치가 간신히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선인 정상치의 6%까지 내려갔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수사 당국은 사망한 김정남에게서 채취한 혈액 세포 및 DNA 표본을 화학국 독극물 및 화학무기 관련 부서로 보내 분석하고 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말레이 현지 뉴스트레이츠 타임스가 18일 입수해 보도한 김정남 사진. 피습 직후 쿠알라룸푸르 공항 내 의무실 소파에 김정남이 정신을 잃은 듯 누워있는 모습이 CCTV에 잡혔다. 연합뉴스
말레이 현지 뉴스트레이츠 타임스가 18일 입수해 보도한 김정남 사진. 피습 직후 쿠알라룸푸르 공항 내 의무실 소파에 김정남이 정신을 잃은 듯 누워있는 모습이 CCTV에 잡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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