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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의 ‘김과장’, 시청자 마음 어떻게 잡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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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의 ‘김과장’, 시청자 마음 어떻게 잡았나

입력
2017.02.10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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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김과장’에서 배우 남궁민은 시원한 ‘사이다’ 일침으로 시청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KBS 제공
KBS2 ‘김과장’에서 배우 남궁민은 시원한 ‘사이다’ 일침으로 시청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KBS 제공

KBS2 ‘김과장’이 연일 화제다. 방영 전 대형 스타가 없어 큰 기대를 모으지 못했던 ‘김과장’은 배우 이영애의 복귀작인 SBS ‘사임당, 빛의 일기’(‘사임당’)를 넘어서며 수목드라마의 강자로 자리잡고 있다.

‘김과장’의 예상 밖 질주는 배우 남궁민을 엔진으로 삼고 있다. 남궁민은 이해타산적이지만 유쾌해 미워할 수 없는 인물 김성룡을 연기한다. 사회 부조리와 부정부패를 풍자하는 ‘사이다’ 대사로 시청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기며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까지 듣고 있다.

8일 방송된 ‘김과장’은 시청률 15.5%(닐슨코리아 집계)를 기록해 같은 시간대 방영되는 SBS ‘사임당’의 시청률 10.7%를 가볍게 눌렀다. 5회 만에 시청률이 첫 방송(7.8%)보다 2배 가량으로 뛰었다. 앞서 2일 방송에서도 시청률 13.8%를 기록하며 SBS ‘사임당’(12.3%)를 앞질렀던 ‘김과장’은 8일 방송에서 격차를 더욱 벌리며 1위 입지를 굳혔다.

김성룡은 “의인이 되겠다”는 투철한 정의감을 지닌 인물이 아니다. 그러나 여러 사건들에 휘말리면서 본의 아니게 서민들을 구하고 의인으로 거듭난다. 회사 빌딩 앞에서 미끄러져 교통사고 위기에 처한 여성을 구하고 떠밀려 맡게 된 실사TF팀 때문에 택배회사의 노조위원장이 되는 식이다. 이기적인 듯 하지만 소시민적 사고를 가진 인물로 복합적인 특성을 표현해야 하는 역할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잘난 체 안하고 서민의 입장을 이해하는 김성룡은 팍팍한 현실을 사는 이 시대 시청자의 입맛에 딱 맞는 캐릭터”라며 “해석하기 어려운 인물인데 남궁민이 소화를 잘 해 시너지 효과가 나는 듯하다”고 평했다.

기득권에 반발하는 시원한 일침도 시청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8일 방송에서 얼떨결에 택배 노조 시위에 동참하게 된 김성룡은 노조원들의 호소를 듣고 “대한민국에서 지가 지 입으로 잘못했다는 경영자는 단 한 사람도 없어. 잘 되면 다 본인 경영전략 탓! 못 되면 다 직원들 탓!”이라고 일갈했다. 2일 방송에서는 안하무인의 행동을 보이는 회장 아들에게 “경리부가 네 현금자동지급기야? 아버지가 회장이면 개념을 지하주차장에 놓고 와도 돼?”라고 소리치는 패기를 보였다. ‘갑’에게 당하는 ‘을’들의 항변을 블랙코미디로 풀어내 재미와 대리만족을 동시에 느끼게 한 것이다.

KBS의 한 관계자는 뚜렷한 주제 의식을 담고 있으면서 편하게 볼 수 있는 극의 분위기를 인기의 비결로 꼽았다. ‘사임당’은 화면 구성과 대본에 힘이 들어간 반면 ‘김과장’은 가벼우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 ‘사임당’의 시청자 일부가 ‘김과장’으로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같은 시간대 경쟁작에 비해 경쾌하고 전개가 빨라 시청자를 끌었던 것 같다”며 “시국도 심란한데 드라마를 볼 때만큼은 크게 웃고 싶은 심리가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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