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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에서도 또렷한 영상 볼 수 있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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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에서도 또렷한 영상 볼 수 있어야죠”

입력
2018.05.24 18:0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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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올레드 TV 최종 검수 한창

겹겹 암막 커튼 치고 화질 측정

스스로 영상 분석해 보정하는

인공지능 ‘알파 9’ 연구도 진행

TV음향 표준 설정하기 위해

반사음 차단된 무향실서 튜닝

23일 경기 평택시 LG 디지털 파크에서 직원들이 LG 올레드 TV의 화질을 테스트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23일 경기 평택시 LG 디지털 파크에서 직원들이 LG 올레드 TV의 화질을 테스트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TV는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시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면에서 보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부엌에서 설거지하며 측면에서 봐야 하죠. 저희는 누가 어떤 각도에서 보더라도 왜곡 없이 또렷한 영상을 볼 수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만들고 있습니다.”

빛 한 점 들어올 수 없도록 암막 커튼을 겹겹이 두른 실험실 안에는 77인치ㆍ65인치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높이 2m짜리 ‘화질 자동 측정 시스템’이 상하좌우로 움직이고 있었다. 각도에 따른 색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서다. 화면에 검은색을 띄우고 측면에서 바라볼 때, 액정표시장치(LCD)는 색깔이 희뿌옇게 보이지만 올레드 TV는 완전히 까맣게 보인다. 3,300만개의 픽셀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거나 꺼지기 때문이다. TV화질팀의 박유 책임연구원은 “디스플레이의 밝기는 물론 명암비, 시야각 등 모델별로 1,000개 이상의 세부 화질 특성을 측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3일 찾은 경기 평택시 ‘LG 디지털 파크’에서는 연구원들이 LG 올레드 TV의 화질과 음질 연구 및 최종 검수 작업에 한창이었다. LG전자의 주력 프리미엄 모델인 올레드 TV는 지난해 미국 컨슈머리포트 등 세계 12개국 비영리 소비자 매거진이 실시한 성능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박성진 책임연구원은 “이곳 디지털 파크에서 LG전자만의 노하우로 연구되는 기술들이 집약돼 얻은 결과”라고 말했다.

LG 디지털 파크에서는 더 완벽한 화질을 구현하기 위해 올레드 디스플레이라는 하드웨어에 탑재되는 인공지능(AI) 화질 엔진 ‘알파9’을 함께 연구하고 있다. 2018년형 올레드 TV부터 적용된 알파9은 스스로 영상을 분석해 최적의 화질을 만들어주는 엔진으로, ▦4단계 잡음(노이즈) 제거 ▦주요 인물과 배경을 분리해 입체감 강화 ▦정확한 색상보정 등이 핵심 기능이다. 모션 향상 기능도 눈에 띄었다. 앵글이 빠르게 움직이는 영상을 재생했을 때, 일반 올레드 TV와 달리 알파9이 탑재된 올레드 TV는 훨씬 매끄럽게 화면이 진행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김동환 책임연구원은 “일반적인 TV는 1초에 화면 60장을 출력하는데, 고화질 TV는 이걸 120장으로 늘린다”면서 “추가되는 60장을 훨씬 더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만의 노하우”라고 설명했다.

23일 경기 평택시 LG 디지털 파크에서 직원들이 LG 올레드 TV의 음질을 테스트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23일 경기 평택시 LG 디지털 파크에서 직원들이 LG 올레드 TV의 음질을 테스트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TV 음향도 고품질 음향기기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다. TV화질팀 연구실에서 300m가량 떨어진 곳에서는 LG전자 TV음질팀 직원들이 음향 연구 및 튜닝에 한창이었다. 소리의 반사를 완전히 차단하기 위해 바깥과 완전히 격리된 ‘무향실’에 들어서자 귀가 먹먹하고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눈앞에서 말하고 있는 사람의 목소리조차 잘 들리지 않았다. 윤현승 책임연구원은 “보통 귀에 들어오는 소리의 80%가량은 주위 공간에서 반사되는 소리”라면서 “흡음재로 반사음을 차단해야 TV 자체가 만들어내는 소리에 노이즈가 없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향실에서는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음파(20㎐~20k㎐)를 121개 음으로 나눠 순차적으로 소리 내는 ‘스윕 시그널’을 통해 TV 음향의 표준을 설정한다.

음향실과 멀지 않은 곳에는 ‘청음실’이 있다. 이곳에서는 실제 사람 귀에 들리는 소리에 맞춰 평가 및 튜닝이 이루어진다. 박종하 책임연구원은 “영상의 특성은 물론 소비자들이 거주하는 지역이나 자주 쓰는 언어에 따라서도 세밀하게 음향 효과를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영어권 나라에 판매되는 제품은 ‘츠츠츠’ ‘크크크’와 같은 치찰음이 잘 들리도록 튜닝해야 한다.

남호준 LG전자 HE연구소장은 “실제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과 같은 TV를 만들기 위해 올레드 TV의 진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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