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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부른 물싸움… 70대 외톨이 귀촌인 면사무소 엽총 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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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부른 물싸움… 70대 외톨이 귀촌인 면사무소 엽총 난사

입력
2018.08.21 17:56
수정
2018.08.21 23:0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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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2명 사망ㆍ승려 1명 부상

평소 상수도 문제로 이웃과 갈등

민원 뜻대로 안 풀리자 불만 폭발

파출소에 맡겨둔 총 반출해 범행

[저작권 한국일보]70대 귀농인의 엽총난사로 직원 2명이 숨진 경북 봉화군 소천면사무소에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다. 류수현기자 suhyeonyu@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70대 귀농인의 엽총난사로 직원 2명이 숨진 경북 봉화군 소천면사무소에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다. 류수현기자 suhyeonyu@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경북 봉화군 소천면사무소 뒤편 유리창에 난 총탄 구멍. 김모씨가 쏜 엽총탄은 직원 2명을 충격하고 사무실 반대편 창문에 총구멍을 냈다. 류수현기자 suhyeonyu@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경북 봉화군 소천면사무소 뒤편 유리창에 난 총탄 구멍. 김모씨가 쏜 엽총탄은 직원 2명을 충격하고 사무실 반대편 창문에 총구멍을 냈다. 류수현기자 suhyeonyu@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경북 봉화군 소천면사무소 엽총난사 범인의 집 뒷마당에 엽총탄피가 흩어져 있다. 류수현기자 suhyeonyu@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경북 봉화군 소천면사무소 엽총난사 범인의 집 뒷마당에 엽총탄피가 흩어져 있다. 류수현기자 suhyeonyu@hankookilbo.com

경북 봉화에서 70대 귀촌인이 이웃 주민과 면사무소직원에게 엽총을 난사, 2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수돗물 사용 문제로 빚어진 이웃과의 갈등과 민원처리 불만이 원인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21일 오전 9시31분쯤 경북 봉화군 소천면사무소에서 김모(77)씨가 면사무소 난입, 엽총 4발 이상을 발사했다. 이 중 일부는 빗나갔지만 2발이 직원 손모(47)씨와 이모(38)씨 가슴에 맞았다. 닥터헬기와 소방헬기가 긴급 출동해 병원으로 후송했지만 끝내 둘 다 숨졌다.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진 면사무소는 숨진 직원들이 흘린 피로 유혈이 낭자했으며, 현관 반대쪽 유리창에는 엄지손가락 굵기보다 큰 구멍이 여러 개 났다.

앞서 김씨는 이날 오전 9시15분쯤 면사무소에서 약 9㎞ 거리에 있는 자신의 집 인근 사찰에 들러 승려 임모(48)씨에게도 엽총을 발사했다. 어깨를 맞은 임씨는 크게 다쳤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에 사용한 총기는 김씨가 이날 소천파출소에 영치해 둔 유해조수 구제용 엽총이었다. 이날 오전 7시50분쯤 총기를 반출한 김씨는 자신의 승용차로 사찰에 들러 1차 범행한 뒤 곧바로 면사무소로 이동해 2차 범행을 저질렀다. 관할 경북 봉화경찰서와 지자체에 총기소유 및 유해조수 자력구제 허가를 받을 경우 수렵기간이 아니라도 유해조수 구제를 목적으로 총기를 반출해 사용할 수 있다. 김씨도 총기소유 허가와 자력구제 허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당시 면사무소에 있던 직원과 민원인 등 10여명이 총격 후 실탄이 떨어진 틈을 타 김씨를 제압한 뒤 출동한 경찰에 넘겼다.

경찰과 주민들에 따르면 김씨는 평소 이웃과 교류가 별로 없고 수도사용 문제로 잦은 마찰을 빚었다. 또 수도 민원을 자신의 뜻대로 처리해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면사무소 직원에 게 쌓인 반감이 컸다는 것이다. 한 주민은 “처음 김씨와 사찰 2가구가 그 물을 썼는데 최근 2가구가 더 이주하면서 4가구가 썼다”며 “전기료는 주민들이 분담한 걸로 아는데 김씨는 툭하면 ‘왜 내가 펌프를 설치했는데 전기료를 내야 하느냐’는 식의 불만을 자주 터뜨렸다”고 말했다. 또 “김씨가 평소 ‘스님이 욕한다’는 식의 말을 자주 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집 뒤 1,500㎡ 가량에 심은 블루베리에 새를 쫓는다며 툭하면 엽총을 쏴 이웃주민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김씨는 대도시에 살다가 2014년 말 혼자 귀촌해 사찰 아래 집을 지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평소 주민들에게 “암에 걸려 이곳에 뼈를 묻을 각오로 왔다”고 했으나 정확한 병명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동기 등을 조사한 뒤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봉화=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류수현기자 suhyeonyu@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그래픽=송정근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그래픽=송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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