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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숨] ‘숨 쉬는 게 고통’ 침묵의 살인마, 호흡기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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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숨] ‘숨 쉬는 게 고통’ 침묵의 살인마, 호흡기질환

입력
2017.02.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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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균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이사장(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김영균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김영균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40년간 매일 4갑씩 흡연해 온 환자가 있었다. 천식과 비슷한 호흡곤란과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다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진단을 받았다. 매일 피우던 담배를 끊고, COPD를 일반인에게 알리는 홍보대사로 활동했다. 작가 이외수 선생님의 이야기다. 하루 이틀도 아닌 40년을 가져온 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꿀 만큼 COPD가 주는 고통은 상상 이상이다.

우리 몸은 24시간 동안 쉼 없이 호흡한다. 호흡은 산소를 들이 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내는 가스교환을 통해 유기물을 분해하고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작용을 말한다. 이처럼 24시간 움직이는 호흡 기관에 문제가 생기면 참을 수 없는 고통을 겪게 되는데 이게 바로 천식, COPD와 같은 기도질환이다.

천식은 기관지가 아주 예민해진 상태로, 때때로 기관지가 좁아져서 숨이 차고 숨소리가 들리면서 기침을 심하게 한다. 밤이나 추운 날씨에는 증상이 더 심해지고, 호전되더라도 기관지에 염증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만성 질환이다. 또 다른 기도질환인 COPD는 더욱 심각하다. COPD는 기도가 폐쇄돼 폐 기능이 서서히 떨어지는 병으로 전 세계 사망원인 3위를 차지할 정도다.

하지만 국내 COPD의 인지도는 현저히 낮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5년 COPD 적정성 평가에 따르면, 실제 병원 방문 환자는 14만1,782명으로 전체 추산 환자의 5%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의 경우, 미국의 2,400만 추정 환자 중 40% 가량이 진단을 받았고, 중국과 일본도 7~10%정도를 나타나고 있다. 때문에 치료가 필요한 COPD 환자가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쳐 이미 증세가 악화 돼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다. 병원을 찾은 환자 중에서도 흡입치료제 사용이 미숙해 치료 순응도가 낮고 이로 인해 제대로 된 치료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흡입치료제는 부작용도 적고 들숨을 통해 약물을 흡입해 기관지 깊숙이 직접적으로 약을 바르는 효과를 낸다. 때문에 정확한 사용법 숙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천식과 COPD 등 호흡기 질환의 인지도를 높이고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매년 10월 둘째 주 수요일을 ‘폐의 날’로 지정하고 대국민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또 호흡기 질환 인식을 강화하려고 기침의 중요성을 알리는 ‘빨간 열쇠’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소리 소문 없이 숨통을 조여오는 침묵의 살인마, 바로 천식, COPD 등 호흡기 질환에 붙은 또 다른 별명이다. 평소에도 호흡기 질환 예방과 폐 건강을 위해 폐에서 울리는 경고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40세 이상에서 흡연 경력이 10년 이상이거나, 기침을 2주 이상 지속하는 경우에는 정확한 검진을 받아보자. 한 번 망가진 폐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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