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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측의 적극적 진술번복…피고인신문 활용, 총수 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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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측의 적극적 진술번복…피고인신문 활용, 총수 비호?

입력
2017.08.01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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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이 1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이 1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불리할 수 있는 본인의 특검 진술을 법정에서 뒤집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 심리로 1일 열린 이 부회장 등 삼성그룹 임직원에 대한 뇌물죄 재판 피고인신문에서 장 전 차장은 삼성이 한국동계영재스포츠센터를 후원한 경위에 관한 이전의 본인 진술을 번복했다. 지난 1월 특검 조사 때 장 전 차장은 “이 부회장이 대통령 독대 후 미래전략실 실장실로 저를 불러 청와대에서 받은 자료라며 봉투를 건넸다”고 진술했었다. 특검은 최순실씨가 장시호씨 등을 시켜 마련한 조악한 내용의 영재센터 사업계획서가 담긴 이 봉투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통해 이 부회장에게까지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계획서를 토대로 삼성은 영재센터에 대한 10억원 규모의 2차 후원을 했다.

그러나 장 전 차장은 수사단계에서 조사된 이 사실을 재차 확인하는 특검에 “(후원 경위를) 제가 잘못된 추측으로 진술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보니까 이 부회장이 대통령에게서 봉투를 받아 저에게 전달한다는 것 자체가 시간상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영재센터 자료라는 게 청와대 외엔 받을 데가 없어서 이 부회장이 대통령 독대 후 받아 왔겠구나 추측으로 생각해 진술했다”고 말을 바꿨다.

장 전 차장은 자신에게 봉투를 준 사람으로 돌연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지목했다. 이는 이전 재판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얘기다. 특검이 “그럼 (3차 독대가 있었던) 2월 15일에 본인이 안종범을 따로 만나 봉투를 받았다는 뜻이냐”고 추궁하자 그는 “제가 자료를 받아올 곳이 안종범밖에 없어서 그날 잠깐 만나서 자료를 받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언제, 어디에서 만난 거냐”는 거듭된 질문에는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며 정확한 시간과 장소를 말하지 못했다.

이는 자기 변호 기회가 주어지는 피고인신문 절차를 삼성 측이 십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증인 신분으로 신문에 응하는 게 아닌 만큼 위증죄로부터 자유로워 피고인신문 과정에서 전략적인 진술 번복이 이뤄지기도 한다. 장 전 차장에 앞서 피고인신문을 받은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도 이 부회장이 범행에 가담한 정황으로 볼 여지가 있는 진술을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장 전 사장은 이날 “이건희 회장 와병 후 미래전략실 모든 의사 결정 과정의 최정점은 최지성 전 실장”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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