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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로 예산 2000억 슬쩍 끼워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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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로 예산 2000억 슬쩍 끼워넣었다

입력
2014.11.1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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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상임위 예비심사 때 추가 당초 정부 제출 예산안엔 '0원'

이정현·김재원 등 실세 의원들과 국토위 의원들 지역구에도 배당

1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 첫 회의가 홍문표 위원장 등 여야 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1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 첫 회의가 홍문표 위원장 등 여야 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정부 제출 예산안에는 한 푼도 책정되지 않았던 도로건설 예산이 국회 상임위 예비심사를 거치면서 2,000억원 가량 추가된 것으로 확인됐다. 도로를 신설하거나 기존에 건설 중이었음에도 정부가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사업들로, 주로 실세 의원과 심사에 참여한 상임위 의원들의 지역구에 배당돼 ‘지역구 챙기기’행태와 ‘모럴 해저드식’ 예산 심사에 대한 비판이 확산될 전망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201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예비심사결과(안)’을 분석한 결과, 정부 원안에는 편성되지 않았으나 상임위 심사과정에서 등장한 도로건설 예산은 1,932억원(총 98건)에 달했다. 정부안에 포함된 113건의 도로사업 예산도 국토위에서 1조5,238억원이나 증액됐다.

신규 도로건설 예산은 실세 의원들 지역구에 배당된 것이 적지 않았다. 대표적 친박계인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인 전남 순천ㆍ곡성의 경우 ‘순천만정원~낙안읍성 국지도건설’ 등 총 5건의 도로건설 예산(40억원)이 국토위 심사 과정에서 신규로 배정됐으며 심사안은 예결특위로 넘어갔다. 당초 정부 예산안에 반영된 사업 중에도 ‘순천시 주암면~곡성군 목사동면 구간 위험도로개선’ 및 ‘순천시 서면 상습침수구역 도로유지보수’는 각각 63억원과 50억원이 증액됐다. 앞서 이 의원은 ‘예산폭탄’ 공약을 내걸고 7ㆍ30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새누리당 친박계 핵심인 김재원(경북 군위ㆍ의성ㆍ청송) 원내수석부대표도 ‘우보~고노 국도건설’을 포함해 2건의 도로건설 예산 60억원을 확보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충남 부여ㆍ청양과 전남 광양ㆍ구례에도 각각 ‘보령~부여 국도건설’(10억원)과 ‘화엄사 국도건설’(5억원) 예산이 신규 편성됐다.

국토위 소속 여야 의원들의 지역구에도 26건(282억원)의 도로건설 사업이 신규 편성돼 ‘셀프 증액’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송광호(충북 제천ㆍ단양) 새누리당 의원과 이윤석(전남 무안ㆍ신안) 새정치연합 의원의 지역구에는 가장 많은 5건의 도로건설 사업이 각각 40억원과 35억원의 예산과 함께 배정됐다.

하지만 졸속 편성된 도로건설 예산이 예결특위 예산안조정소위를 통과해 실제 예산안에 반영될지는 불투명하다. 첫해 예산으로 5억원 규모의 소액 예산이라도 밀어 넣으면 추후 ‘계속 사업’의 근거로 남기 때문에 쪽지 예산 편성 관행이 지속된다는 지적이다. 여야가 예산안조정소위 단계에서 ‘쪽지예산 근절’을 공언한 뒤로 상임위 심사에서부터 민원성 예산이 폭주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임준섭기자 ljscogg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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