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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절벽으로 집값 폭락? “1인가구 증가로 2042년까지 수요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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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절벽으로 집값 폭락? “1인가구 증가로 2042년까지 수요 증가”

입력
2017.10.17 19:0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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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줄어도 주택수요 늘어날 것

국민주택규모 합리적 조정 필요”

서울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인구 절벽 단계로 진입하면 주택 수요가 줄어 집값은 내려갈 것이다.”

지난 10여년간 한국 부동산 시장을 맴돌던 ‘부동산가격 대폭락론’의 골자다. 가장 큰 근거는 생산가능인구(15~64세 인구)의 감소였다. 집을 살수 있는 사람이 줄어 집값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논리였다. 이러한 주장은 이미 1990년대 초 인구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줄기 시작하며 부동산 시장이 붕괴된 일본 사례까지 뒷받침되면서 신빙성이 더해졌다.

하지만 인구가 감소하는 2032년 이후에도 2042년까진 신규주택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형 주택 공급 확대 등 시대 변화에 맞춰 중장기 계획이 전면 재조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진유 경기대 교수는 17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주택산업연구원의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효율적인 주택공급 방안’ 세미나에서 “인구가 감소해도 가구 수가 증가함에 따라 신규 주택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인구가 2032년 5,296만명을 정점으로 점차 줄어들겠지만 가구 수는 2032년 2,182만 가구에서 2043년 2,234만 가구로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주택은 가구 단위로 소비되는 만큼 인구 감소에도 가구가 늘어나면 수요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실제로 가구 수를 기반으로 주택수요를 추정한 결과, 인구 기반 추정에 비해 203만호(2020년)~307만호(2042년)나 수요가 더 많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어 “2015~2045년 1,2인 가구는 총 577만 가구 늘어나는 데 비해 4인 이상 가구는 279만 가구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소형가구 증가가 신규주택 수요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부동산 시장에선 이러한 현상이 확인되고 있다. 부동산114가 2012~2016년 면적별 가격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0㎡이하 아파트값 상승률은 연평균 3.7%에 달했다. 반면 60~85㎡는 2.7%, 85㎡ 초과는 0.7%에 그쳤다. 2010~2016년 전국 전용 60㎡ 이하 아파트의 3.3㎡당 가격은 737만원에서 926만원으로 26%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60~85㎡ 아파트는 17%, 85㎡ 초과 아파트는 2% 오르는 데 불과했다. 함영진 부동산 114 리서치센터장은 “1,2인 가구가 증가하는 데 비해 초소형 아파트 공급은 부족하다 보니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정부가 2014년 재건축이나 민영주택을 지을 때 전체 가구 수의 20% 이상을 전용 60㎡ 이하로 짓도록 한 ‘소형평형 의무 비율제’를 폐지한 것도 소형 아파트 품귀 현상에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서울 강남의 전용 30㎡ 아파트는 최근 8억원을 호가할 정도다. 김 교수는 “빅데이터를 통한 세부 수요를 파악하고 국민주택규모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등 가구 형태 변화에 따른 주택공급을 위한 중장기 계획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가구수 증가와 상관 없이 인구 감소는 주택에 대한 수요와 가치를 떨어뜨릴 것이란 논리다. 조명래 단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 주택시장은 양극화가 특징인데 이는 주택시장의 성장동력과 수요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현 정부의 부동산 규제 등이 효과를 내면 주택 수요는 인구감소와 맞물려 많이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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