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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속 부활하는 80, 90년대 추억의 미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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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속 부활하는 80, 90년대 추억의 미드들

입력
2015.10.09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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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특공대
에이특공대

“올 가을 방송되는 TV드라마 편성표를 받아본 미국 시청자들은 마치 10년도 더 지난 TV가이드북을 펼쳐본 듯한 기분을 느낄 것이다”(영 일간 가디언)

1990년대 이전 대중문화의 황금기를 그리워하는 시청자들의 마음은 미국이라고 다르지 않아 보인다. 장발을 휘날리며 기발한 과학지식을 동원해 문제를 척척 해결하는 첩보요원 맥가이버의 활약을 그린 1980년대 abc의 드라마 ‘맥가이버’. 국내에는 ‘A특공대’라는 이름으로 소개돼 90년대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FOX의 ‘A팀’ 등이 이번 가을부터 새롭게 제작(Reboot)되어 미국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이뿐만이 아니다. 겨울에는 외계인 등 현대과학으로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존재들을 둘러싼 숨막히는 두뇌싸움이 돋보였던 ‘엑스파일’ 역시 FOX에 의해 부활할 예정이다.

엑스파일
엑스파일

21세기 TV로 돌아오는 추억의 드라마

미 CBS는 맥가이버의 20대 시절을 다룬 새로운 ‘맥가이버’의 제작에 들어가 가을 중 방송이 시작될 전망이다. 어떤 배우가 이미 60대 중반에 접어든 원조 맥가이버 배우 리차드 딘 앤더슨을 대신할지 확실하지 않지만 제작진에는 드라마 ‘NCIS:LA’를 쓴 스콧 저밀과 원작 연출자였던 헨리 윙클러, 그리고 영화 ‘쏘우’, ‘컨저링’ 등을 제작한 천재 감독 제임스 완이 참여해 전세계 ‘맥가이버 팬’들의 기대를 한층 모으고 있다.

1983년부터 1987년까지 미 NBC를 통해 전파를 탔던 ‘A팀’도 방송사를 FOX로 옮겨 매주 한 건씩 사건을 해결해내는 80년대 스타일의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드라마 시리즈로 재제작 중이다. 미 연예지들은 새로운 ‘A팀’제작진에는 영화 ‘패스트 앤드 퓨리어스’의 각본을 쓴 크리스 모간과 ‘슬리피 할로우’의 작가 알버트 킴, 그리고 원작자인 스테판 코넬의 친딸인 타니아 맥키어난이 합류한다고 보도했다. 미 연예 전문 온라인 매체 인퀴스터는 “80년대 말 드라마인 ‘에어울프’와 ‘나이트라이더’와 함께 중독성이 큰 주제가와 독특한 캐릭터들로 유명했던 ‘A팀’의 복귀는 큰 의미가 있다”라며 “원작의 분위기를 얼마나 되살리느냐에 2015년 ‘A팀’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전했다.

맥가이버
맥가이버

스크린으로 각인된 캐릭터, 드라마로 부활

과거의 영화를 기대하며 새롭게 시청자 앞으로 다가서는 80,90년대 영상물은 비단 TV드라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요즘은 종종 중장년 영화팬들의 인기를 끌었던 추억의 영화들이 TV로 되살아나 드라마로 방송되는 트렌드가 자리잡는 추세이다.

배우 멜 깁슨과 데니 글로버가 티격태격 부딪히면서도 어려운 사건들을 척척 해결해가는 형사 콤비를 연기했던 코믹 액션물 ‘리쎌웨폰’시리즈도 TV드라마로 새롭게 꾸며진다. 1987년 처음 선을 보인 이후 1998년까지 총 4편이 상영된 ‘리쎌웨폰’은 브루스 윌리스의 ‘다이하드’와 함께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형사물. 롤링스톤지에 따르면 개성 강한 원작의 두 배우를 대신할 ‘리쎌웨폰’TV시리즈의 캐스팅은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멜 깁슨이 연기했던 네이비씰 출신의 형사 마틴 릭스는 아내와 아이를 잃은 슬픔을 달래기 위해 로스앤젤레스로 자리를 옮기고, 이곳에서 심장질환으로 스트레스를 피하며 지내야 하는 과거 파트너 로저 머터프를 조우하게 되는 스토리라인은 대략 정해졌다. 특히 액션물이나 공포영화들의 TV시리즈 재제작은 이미 할리우드의 확실한 마케팅기법으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들 영화의 변신 트렌드는 과거의 향수는 물론 시청자들에게 각인된 캐릭터의 이미지가 뚜렷해 ‘재활용’의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에서 방송된 인기 드라마 ‘12몽키즈’ ‘스크림’ ‘마이너리티 리포트’ ‘파고’등도 역시 스크린물의 재제작물들이다. 할리우드리포트에 따르면 ‘에너미라인스’ ‘13일의 금요일’등도 현재 TV드라마화가 검토 중이다.

리쎌웨폰
리쎌웨폰

저렴한 제작비…끊임없는 재제작 열풍

90년대를 전후해 인기를 끌었던 미국 TV드라마와 영화들의 재제작 러시는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고 인기를 얻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보다 훨씬 돈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더구나 시청자 대다수를 이루는 30,40대들은 보다 젊은 시절 감성을 자극했던 이들 드라마와 영화의 부활에 쉽게 다가서며, 광고주들은 이들의 소비력이 높은 만큼 비싼 광고비를 군말 없이 지불한다.

가디언은 “재제작 붐이 일어나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는 이들 방송사가 이미 관련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어 특별히 새로 만들기 위해 원작자에 큰 돈을 지불할 필요가 없어서이다”라며 “수백 개에 달하는 여러 채널을 통해 중복방송을 함으로써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광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넷플릭스 등 맞춤영상정보서비스(VOD)에서 20대 이하 세대들이 90년대 드라마를 자주 찾아 보는 경향이 형성되면서 제작사들이 과거로의 회귀를 멈추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디언은 “풍성한 대중문화의 저변을 위해서 할리우드가 옛날 콘텐츠에 기대는 제작 방식을 벗어나기를 기대하지만 이는 마약중독자가 약을 끊는 것과 다를 바 없다”라며 “아마도 제작사들은 마른 수건을 쥐어짜듯 과거의 드라마와 영화를 계속해서 재활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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