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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곰 KM53 올해는 김천 수도산에서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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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곰 KM53 올해는 김천 수도산에서 살 수 있을까

입력
2018.05.0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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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관리공단 연구원들이 동면 중인 반달가슴곰 KF27의건강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새끼 곰 두 마리가 어미 배 위에 누워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국립공원관리공단 연구원들이 동면 중인 반달가슴곰 KF27의건강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새끼 곰 두 마리가 어미 배 위에 누워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지난해 6월 지리산국립공원 서식지에서 90㎞떨어진 김천 수도산으로 이동해 두 번이나 강제소환 된 반달가슴곰 KM53이 올해는 수도산을 비롯 원하는 서식지에서 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지난해 안전상을 이유로 KM53을 재포획해 지리산으로 이동시켰지만 시민단체들이 개체 수가 늘어난 곰들을 ‘지리산 일대’에 묶어두기는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서식지 확대와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

환경부는 2일 반달가슴곰의 활동 범위를 지리산으로 제한하면서 개체 수 증가 위주로 추진하던 복원 정책을 서식지 관리체계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올해 초 8마리의 새끼가 태어나 반달가슴곰이 총 56마리가 되면서 2020년까지 최소 존속개체군 50마리 확보라는 당초 목표가 조기 달성됨에 따라 서식지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달가슴곰은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329호.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04년부터 반달 가슴곰 종복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지난해 6월 경북 김천시 대덕면 수도산에서 대구지방환경청과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관계자들이 반달가슴곰 KM53을 포획해 옮기고 있다. 대구지방환경청 제공
지난해 6월 경북 김천시 대덕면 수도산에서 대구지방환경청과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관계자들이 반달가슴곰 KM53을 포획해 옮기고 있다. 대구지방환경청 제공

2027면이면 100마리 이상… 서식지 안정화 과제

환경부에 따르면 현재 56마리인 반달가슴곰의 개체 수는 출산ㆍ수명(약 20~25년) 등을 고려할 경우 2027년에는 약 100마리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리산에서 수용 가능한 개체 수는 78마리 가량. 하지만 반달가슴곰들은 이미 지난 2014년부터 개체 수 증가에 따라 지리산권역 이외에 광양, 곡성, 김천지역으로 이동했던 것이 확인됐다.

이준희 환경부 생물다양성과 과장은 “KM53이 올해는 지리산국립공원을 벗어나 이동하면 원하는 서식지에서 살도록 하면서 모니터링을 할 예정”이라며 “개체 수가 늘어나면 앞으로 반달가슴곰의 장거리 이동 또한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서식지 안정과 지역주민들과의 공존을 위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반달가슴곰이 1회 이상 활동했던 지역과 활동 예상지역인 전남, 경남 등 5개도와 17개 시ㆍ군, 반달곰친구들 등 시민단체, 국립공원관리공단 등이 참여하는 ‘반달가슴곰 공존협의체’를 구성해 반달가슴곰과의 공존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또 반달가슴곰의 활동과 분산 지원을 위해 2022년까지 지리산, 덕유산, 속리산 등의 훼손지를 복원할 예정이다.

반달가슴곰 서식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주민, 지자체, 시민단체와 함께 덫ㆍ올무 등 서식 위협요인의 분석ㆍ제거, 밀렵 예방ㆍ단속 등을 추진하고, 출산과 이동시기에는 탐방로를 일시통제하는 등의 집중 관리를 추진키로 했다.

이외에도 탐방로 등에 반달가슴곰 서식지 안내 현수막과 진입금지 안내방송시스템을 확대 설치하고 대피소와 탐방로마다 곰 활동지역과 대처요령 등을 적극 안내하는 한편, 잦은 출입이 불가피한 지역주민들에게는 곰 퇴치 스프레이 등을 소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동면 중인 반달가슴곰을 찾아 현장에서 발신기 배터리 교체, 건강상태, 출산 여부를 확인하는 도중 발견된 반달가슴곰 RF-23의 새끼곰.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동면 중인 반달가슴곰을 찾아 현장에서 발신기 배터리 교체, 건강상태, 출산 여부를 확인하는 도중 발견된 반달가슴곰 RF-23의 새끼곰.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모니터링 위한 기술개발, 반달곰 유전성 확인해야

개체 수 복원에서 서식지 안정과제로 정책 방향이 바뀐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모니터링 기술개발 등 개선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게 환경단체들의 지적이다. 지금까지는 2명씩 4명이 밤낮 교대로 반달가슴곰 귀에 부착된 발신기 신호를 안테나로 잡아 따라가는 방식인데 측정된 데이터의 신뢰성 부족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56마리 가운데 20마리에는 발신기가 부착되어 있지 않아 위치추적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 대해 문광선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남부복원센터장은 “생포트랩을 활용해서 발신기를 교체하고 있는데 교체가 필요한 곰들만 포획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발신기를 다는 것 자체가 곰들에게 스트레스이기 때문에 발신기 이외 무인카메라 등의 방법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인철 국시모 사무국장은 “모니터링은 서식지 선택의 기호도, 먹이환경, 반달가슴곰 간 상호관계 등을 분석하기 위한 중요한 기초자료이기 때문에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며 “통신기술을 활용한 거점별 모니터링 등으로 개선할 필요는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진행 중인 개체 수 전체에 대한 유전성(건강성) 평가를 보다 체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문광선 센터장은 “종복원에는 개체 수 증가뿐 아니라 사람과 충돌 없이 공존하면서 동물이 안정적으로 살아가게 하는 것까지 포함된다”며 “반달가슴곰의 행동권이 늘어나는 만큼 진정한 복원을 위해서는 지자체와 지역 주민들의 협조가 크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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