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용식 기자

등록 : 2015.03.24 17:03
수정 : 2015.03.25 05:12

"스펙 대신 직무능력" 공공기관發 채용혁신

등록 : 2015.03.24 17:03
수정 : 2015.03.25 05:12

정부, 직무능력표준 활용 통해

올해 130곳 3000여명 선발

"신입사원 재교육 비용 줄일 것"

4년 후엔 300개 곳으로 확대 시행

일각선 "또 다른 스펙 부담" 우려

정부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스펙 중심 채용문화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 청년층의 인기직장인 공공기관을 먼저 움직여 올해 3,000명을 스펙 대신 직무능력으로 뽑기로 했다.

공공분야를 시작으로 민간기업 전반까지 능력 중심의 채용문화를 확산시키겠다는 게 정부의 의도다.

정부는 24일 서울지방조달청에서 130개 공공기관과 ‘직무능력중심 채용 양해각서(MOU) 체결식’을 갖고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인사말에서 “천편일률적인 스펙 쌓기로 사회적 낭비가 심각하다”며 “스펙보다 직무 능력이 우선되는 사회가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새 채용 방식의 핵심은 공공기관들이 채용 과정에서 학력, 자격증, 영어점수 등 기존 스펙 대신 정부가 만든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정부는 작년까지 현장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ㆍ기술 등 능력을 산업 및 직급별로 표준화한 797종의 NCS 개발을 완료했다. NCS를 기반으로 입사지원서부터 필기ㆍ면접시험까지 채용 전 과정을 재구성해, 실무능력 중심의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얘기다. 조봉환 기재부 공공혁신기획관은 “대학까지 마친 신입직원을 실무에 바로 투입하지 못하고 재교육시키는 사회적 낭비를 줄여보자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NCS-기반

실제 앞서 시범적으로 NCS 기반 채용방식을 도입한 공공기관의 호응도 좋았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서부발전 인사 담당자는 “신입사원 재교육에 들던 시간과 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었고 (실무능력이 모자란) 허수 지원자도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대한지적공사 입사자는 “지적기사 자격증이 있음에도 스펙 때문인지 NCS 도입 전엔 두 번이나 불합격했는데 NCS 도입 이후 과거 측량분야 경험을 인정받아 입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MOU를 맺은 130개 기관 가운데 산업인력공단 등 30곳은 이미 NCS 기반 채용모델을 도입해 당장 상반기부터 서류 및 면접전형에 적용할 예정이다. 한국전력공사와 도로공사 등 100곳은 상반기 중 채용모델 컨설팅을 거쳐 하반기부터 NCS를 적용하게 된다. 기재부는 “올해 전체 공공기관 신규 채용인원 1만7,000명 중 3,000명이 새 방식으로 채용될 예정”이라며 “내년에는 나머지 170개 기관도 NCS 방식 채용을 시작하고 4년 뒤에는 300개 공공기관 전부가 직무능력 중심의 채용을 시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다만 기존 취업준비생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기전형은 기관별로 개편 방침을 공고하고 1년 후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NCS 채용모델을 이미 도입한 30개 기관은 내년 하반기부터, 올 하반기 도입 예정인 100개 기관은 2017년 상반기부터 NCS 기반 필기전형을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정부는 NCS 채용 모델에 대한 취업준비 매뉴얼, 면접 및 문제 샘플 등의 자료는 NCS 포털(ncs.go.kr)에 게시하고, 각 학교 및 취업준비기관에 배포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우려도 제기된다. 우선 새 채용 방식(직무능력 입증)을 위한 ‘또 다른 스펙’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또 NCS로 세분화된 직군, 직종에 맞추다 보면 오히려 취업 선택의 폭이 좁아질 수 있고, 기존 스펙이 완전히 무시되지 않을 경우 2중, 3중의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기재부와 교육부, 고용노동부 등이 정례적인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제도 및 실무적 지원을 뒷받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세종=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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