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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기자

등록 : 2017.05.20 15:15

가족특집-야구광가족

등록 : 2017.05.20 15:15

정현수 김숙희 모자가 류중일 전. 삼성라이온즈 감독과 기념촬영을 했다.

야구로 똘똘 뭉친 가족, 매일 행복이란 홈런 쏘아 올려요!

“엄마, 오늘 경기 봤어?” 기숙사 생활을 하는 고등학교 3학년인 정현수(18)군은 주말에 집으로 들어오면 야구 이야기부터 끄집어낸다.

어머니 김숙희(45)씨는 으레 “당연히 봤지”하고 대답한다. 현수 가족 ‘삼성 라이온즈’ 가족팬이다. 현수 군과 어머니뿐만 아니라 아버지, 남동생까지 가족 모두가 둘러 앉아 그날의 경기 결과는 물론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의 홈런, 호수비 동영상을 돌려보며 하루를 마무리 한다. 승리한 날은 이보다 더 화목할 수 없지만 패배한 날은 가족 모두 우울하게 하루를 마무리한다. 다음날 아침에도 야구 이야기로 하루를 시작한다.

가족여행의 주제는 야구

여름과 겨울에 떠나는 가족 여행도 야구와 연결돼 있다. 프로야구 시즌이 한창인 여름의 여행주제는 당연 야구다. 평소에도 자주 갈 수 있는 대구구장이 아닌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의 원정 경기를 응원하러 간다.

작년에는 3일간의 일정으로 서울을 다녀왔다. 하루는 서울 구경을 하고 하루는 인천으로 삼성 라이온즈 경기를 관람하러 갔다. 어머니 김숙희씨는 “주변에서는 그렇게 더운 날 야구장을 간다며 의아해 하지만 선수들이 홈런을 날릴 때면 더위가 싹 날아가는 기분이죠. 저희 가족에게는 삼성 라이온즈 경기가 있는 야구장이 최고의 피서지”라고 말했다.

겨울에도 야구단을 따라 나선다. 삼성 라이온즈 구단에서 주최하는 선수들의 전지훈련 투어를 다녀온 것이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하는 전지훈련을 동행하며 경기를 관람하고 선수들과 식사도 할 수 있다. 평소 좋아했던 선수들과의 사진은 덤이다. 삼성 라이온즈 팬들에게는 이미 최고의 여행 코스로 정평이 나있다. 현수군은 “작년 오키나와 투어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에요. 가족들과 함께 좋아하는 선수들을 실컷 보고 나니 개학하기 전에 큰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고3인데 어미니가 제 스스로 만족하는 대학에 들어간다면 내년에도 투어를 가자고 말씀하셨어요. 저한테 이보다 큰 동기부여는 없어요”라고 말했다.

현수군은 밤 늦게까지 이어지는 야간 자율 학습을 끝내고 기숙사로 돌아가 그날 삼성 라이온스 관련 뉴스를 챙겨본다.

“자기 전에 짧은 시간이나마 삼성 라이온즈 소식을 챙겨보면 하루의 피로가 다 날아가요. 저한텐 최고의 스트레스 해소법이에요. 다음날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힘도 생깁니다. 물론 삼성이 패배한 날은 약간의 스트레스가 쌓이긴 하지만요. 하하!”

화목한 가족의 비결은 바로 취미공유

이렇게 가족이 다 같이 야구를 좋아할 수 있게 된 건 어머니의 영향이 크다. 중학교 때부터 삼성 라이온즈 팬이었다.

“제가 어릴 때부터 야구를 좋아했는데 마침 남편도 야구를 좋아했어요. 자연스럽게 야구장 데이트를 많이 즐겼죠. 아이들을 임신했을 때도 야구장에 갔어요. 아이들에게 태교 아닌 태교가 된 것 같아요. 호호!”

어머니 김숙희씨는 처음에 아이들이 야구에 푹 빠져 다른 곳에 집중을 못할까 걱정도 많이 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야구를 보며 스트레스를 풀고 또 그 힘으로 열심히 공부하는 걸 보면 뿌듯하죠. 어긋나지 않고 건전한 취미 생활을 하니 아이들이 자라는 시기에 좋은 영향을 끼친 것 같아요. 사춘기 시절도 큰 갈등 없이 늘 야구 이야기를 하며 화목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죠.”

유일한 걱정거리는 요즘 삼성 라이온즈 성적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그래도 팀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가족 모두 “라이온즈 파크에서 가을 야구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삼성의 뒷심을 믿는다”고 말했다.

야구라는 공통분모 덕에 현수군의 가족은 동네에서 화목한 집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야구뿐만 아니라 가족들끼리 취미가 같으면 늘 화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싸우다가도 경기만 시작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같이 야구를 봐요. 그러다보면 금방 싸운 이유도 까먹죠. 가족 모두 취미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저희 가족이 화목한 가장 큰 이유입니다. 취미 공유 가족이 더 많이 탄생하면 대한민국이 행복해질 것입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야구를 취미로 가져주세요. 특히 삼성 가족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네요, 호호!”

최영민기자 tjy9812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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