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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아베 연설 핵심 빠져 깊은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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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아베 연설 핵심 빠져 깊은 유감"

입력
2015.04.22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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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국보다 미국만 의식"

美 상ㆍ하원 합동 연설에서도

미일동맹에 초점 맞출 가능성

야스쿠니 신사 춘계 예대제를 맞아 일본의 초당파 의원연맹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이 22일 단체로 도쿄 야스쿠니 신사를 찾았다. 도쿄=AP연합뉴스
야스쿠니 신사 춘계 예대제를 맞아 일본의 초당파 의원연맹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이 22일 단체로 도쿄 야스쿠니 신사를 찾았다. 도쿄=AP연합뉴스

정부는 22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반둥회의 60주년 기념 연설에 대해 “못마땅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주변국에 대한 사죄 없이 고작 2차 대전을 반성하는데 그쳐 알맹이가 없고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제 29일 미국 상ㆍ하원 합동연설에서 아베 총리가 과거사 문제에 좀더 진전된 입장을 표명할지 주시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아베 총리의 연설 직후 “고이즈미 총리는 과거 50주년 기념 정상회의에서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해 사죄와 반성의 뜻을 명확히 밝혔다”며 “이 같은 핵심표현을 누락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10년 전에 비해 일본의 역사인식이 한참 퇴보했다는 설명이다.

아베 총리는 그간 무라야마 담화 등 역대 내각의 담화와 그에 담긴 역사인식을 그대로 계승하겠다고 누차 공언해왔다. 따라서 정부는 이에 부응하는 역사인식을 보여주길 바랐지만 이번 연설은 당초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주변국을 향한 태도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사과’나 ‘사죄’라는 표현이 빠졌기 때문이다. 마침 이날 정부는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보내고 일본 국회의원들이 신사를 집단 참배한 것에 대해 “역사를 직시하고 주변국에 사죄하라”고 규탄하며 격앙돼 있던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아베 총리가 ‘반성’이라고 언급한 것 자체가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아베 총리는 취임 이후 2013년과 2014년 종전기념일(8월 15일) 행사 때 전쟁을 포기한다는 부전맹세를 생략하고 반성이라는 표현도 전혀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봉영식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아베 총리가 방미를 앞두고 미국을 의식해 진주만 공습, 즉 2차 대전에 대한 반성이라는 표현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미 의회 연설도 우리가 원하는 주변국에 대한 사과나 사죄보다는 철저히 미국과의 동맹관계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정부 입장에서는 일본의 원론적인 반성이 못마땅하지만 당분간은 아베 총리의 발언을 좀더 지켜볼 수밖에 없는 처지다. 무엇보다 내주 방미와 8월 발표하는 새 담화를 통해 아베 총리가 역사인식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한국 등 주변국을 상대로 명확하게 밝히길 기대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은 올해 한일관계 회복도 어렵기 때문이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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