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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지식의 최전선, 엣지있게 묻고 답하다

입력
2016.11.2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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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모든 것을 설명할 것이다

존 브록만 엮음ㆍ이충호 옮김

책읽는수요일 발행ㆍ544쪽ㆍ1만6,500원

이 책을 이해하자면 존 브록만이라는 사람과 엣지 재단에 대한 소개가 필요하다. 우선 존 브록만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출판 편집자로 그의 이름은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스티븐 핑커의 ‘빈 서판’,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 리처드 니스벳의 ‘생각의 지도’ 등과 같은 세계적인 밀리언셀러의 한 구석에 저작권으로 표시 되어있다. 그가 관리하는 필자는 대략 700명 선이라고 하는데, 다수의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해 세계적인 예술가와 사상가, 각 분야 지식의 거장들이 대부분 망라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음으로 엣지 재단. 1981년에 존 브록만은 18세기 후반과 19세기 전반에 활동했던 영국 버밍엄의 루나협회(Lunar Societyㆍ만월회)를 모델로 후기 산업사회의 주제들을 탐구하는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1997년 이 클럽은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엣지(Edge.org)로 이름을 바꾸어 과학자, 석학들이 자유롭게 학문적 성과와 견해를 나누고 지적 탐색을 벌이는 장으로 변모했다.

설립자이자 제안자인 브록만은 이렇게 말한다. “주석에 주석을 더하며 입으로만 말하고 분석하는 지식 속에서 실제 세상은 길을 잃었다. 지식의 최전선에 닿는 방법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세련되고 정교한 지식을 가진 사람들을 한 방에 몰아넣은 다음 스스로에게 묻곤 했던 질문들을 서로 주고받게 하는 것이다. 그 방이 바로 엣지다.”

엣지를 주도하는 것은 분명 과학이다. 어떤 것에 대한 지식을 얻는데 가장 신뢰할만한 방법이 과학이기 때문이다. 엣지 재단의 특징은 과학과 인문학, 그리고 예술의 최전선이 한데 융합되어 있다는 것이다. 어떠한 경계도 없으며 개방적이다.

매년 올해의 질문을 내놓고 석학들의 답을 모아 편집, 출판하는 엣지 재단이 2012년에 내놓은 질문은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심오하고 우아하고 아름다운 설명은 무엇인가”였다. 여기에 오늘의 세계를 설명하는 거의 모든 이론이라 할 만한 대답이 발표되었고, 이 책은 그 내용을 선별해 편집한 것이다. 과학은 아주 단순한 원리나 이론만으로 심오하고 복잡한 수수께끼에 답을 주는 경우가 있다. 이때 사람들은 아름답다거나 우아하다고 말한다.

과학적인 설명에 미학적 요소가 있는 것일까? 답변자 중 한 사람인 레베카 골드스타인은 설명의 아름다움이란, 그 자체가 아름다운 요소를 가진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아름답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것이 아니라, 만족스럽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다. 대다수의 답변자들은 심오하고, 우아하고, 아름다운 설명 중 으뜸가는 것으로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를 첫째 자리에 놓는 데 주저함이 없다.

하지만 거기에서 끝났다면 이 책은 결코 나올 수 없다. “자연 선택에 의한 진화 이론과 비합리성이 지배해온 인류의 역사에 대한 통찰을 기반으로 물질 세계에 대한 과학적 분석과 존재와 삶에 대한 철학적 사유, 문화의 형성 과정과 우주의 탄생에 대한 진지한 탐구와 신선한 분석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이 책은 우리가 가진 지식을 말 그대로 엣지까지 몰아붙이기에 부족함이 없다. 당신이 가진 지식과 통찰의 변경은 얼마나 넓은가? 이 책은 그것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과학책 읽는 보통사람들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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