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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반려로봇 시대? 살아있는 듯한 동물로봇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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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반려로봇 시대? 살아있는 듯한 동물로봇들

입력
2017.05.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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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때문에 반려묘를 기를 수 없어 절망하던 버지니아 씨는 아들에게 고양이 로봇을 선물 받고 기뻐했다. 제임스스미스 페이스북 캡처
치매 때문에 반려묘를 기를 수 없어 절망하던 버지니아 씨는 아들에게 고양이 로봇을 선물 받고 기뻐했다. 제임스스미스 페이스북 캡처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거주하는 버지니아 스미스 씨는 한평생을 반려묘와 함께 살아온 이른바 '애묘인'이었습니다. 하지만 건강이 악화해 경미한 치매를 앓으면서 더 이상 고양이를 돌볼 수 없게 되었고, 전문 간호 서비스를 받기 위해 시애틀의 고령자주택으로 이사해야 했습니다. 원래 키우던 반려묘는 아들이 살고 있는 텍사스에 남겨둔 채 말입니다.

고양이와 떨어진 후 슬퍼하는 버지니아 씨의 마음을 위로하고 싶었던 아들 제임스 씨는 버지니아 씨의 생일 선물로 고양이 로봇을 선물했습니다.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생기발랄한 하얀 고양이 로봇이었는데요. 장난감 제조업체 하스브로사가 만든 ‘조이포올’이라는 제품입니다. 쓰다듬어주면 눈을 깜빡이고 기분 좋은 듯 '갸르릉' 소리를 내며 잠이 드는 로봇은 버지니아 씨의 울적했던 마음을 기쁘게 만들었습니다.

스미스 씨는 "어머니는 고양이의 털을 쓰다듬으며 소녀처럼 기뻐했다"며 "오랜만에 즐거워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니 가족들도 행복하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의 한 할머니가 물개 로봇 '파로'를 만져보고 있다. 최근 동물의 모습을 본떴을 뿐만 아니라 동물처럼 행동하는 동물로봇이 세계 각지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닛케이트렌디 영상 캡처
일본의 한 할머니가 물개 로봇 '파로'를 만져보고 있다. 최근 동물의 모습을 본떴을 뿐만 아니라 동물처럼 행동하는 동물로봇이 세계 각지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닛케이트렌디 영상 캡처

이처럼 동물의 모습을 본떴을 뿐만 아니라 동물처럼 행동하고 사람과 소통하는 로봇들이 있습니다. 최근 일본 매체 닛케이 트렌디와 다이와하우스 소식지는 세계 각지에서 관심 받는 동물로봇들을 소개했습니다.

동물로봇 '미로'는 영국의 서비스 로봇 개발 회사 콘시퀀셜 로보틱스가 20년의 연구 끝에 최근 개발한 생체모방 로봇입니다. 생체모방 로봇은 동물의 형태와 행동을 본떠 로봇으로 만든 것인데요.

연구진은 적응력이 뛰어나고 감정전달 능력이 탁월한 동물의 특장점을 로봇에 적용하고자 했습니다. 완전한 지능을 갖춘 기계 대신, 동물의 생체를 섬세하게 모방해 동물처럼 생각하고 작동하는 로봇을 개발한 겁니다. 특히 실제 동물처럼 인간은 물론이고 같은 로봇끼리도 상호작용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했습니다.

'미로'는 개와 당나귀의 모습을 반씩 닮았습니다. 내부에는 동물의 뇌를 표본으로 한 제어 시스템이 있는데요 머리와 꼬리, 눈꺼풀, 귀 등을 실제 동물처럼 생생하게 움직여 다양한 의사 표현을 할 수 있습니다. 동물다운 발성을 할 수 있는 스피커도 내장되어 있습니다. 몸체 하단에는 바퀴가 있어 마치 살아있는 동물처럼 자유롭게 움직입니다.

현재는 교육, 연구 목적으로만 2,200파운드(약 320만원)에 판매되고 있는데요 오는 2018년부터는 일반 소비자들도 구입할 수 있게 될 예정입니다. 귀여운 외모의 반려견이나 도우미견처럼 고령자나 환자 곁을 지켜주며 편안한 대화 상대가 되어줄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반려견처럼 따로 돌봐주어야 할 필요도 없죠.

영국 콘시퀀셜 로보틱스의 동물로봇 '미로'(왼쪽)와 일본 파로로봇의 동물로봇 '파로'. 동물의 모습을 닮았을 뿐만 아니라 동물처럼 행동하고 상호작용하는 로봇이다. 콘시퀀셜 로보틱스, 다이와하우스 홈페이지 캡처
영국 콘시퀀셜 로보틱스의 동물로봇 '미로'(왼쪽)와 일본 파로로봇의 동물로봇 '파로'. 동물의 모습을 닮았을 뿐만 아니라 동물처럼 행동하고 상호작용하는 로봇이다. 콘시퀀셜 로보틱스, 다이와하우스 홈페이지 캡처

일본에서는 동물로봇 '파로'가 의료복지 현장에서 주목 받고 있습니다. 동물과의 교감으로 심신안정을 도모하는 애니멀 테라피에 활용되고 있는데요. 사정상 동물을 기를 수 없는 이들이나 애니멀 테라피를 도입하기 어려운 시설을 위해 개발됐다고 합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의료 기기 승인을 받았으며 자폐증 어린이나 치매 노인을 치료하는 효과를 입증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아기 물개를 닮은 파로는 부드럽고 촉감 좋은 인조 모피로 만들어졌습니다. 시각과 청각, 촉각, 운동감각을 갖췄으며 사람의 인사나 칭찬도 알아듣습니다. 부드럽게 쓰다듬거나 안아주면 기뻐하고, 때리면 화를 내기도 합니다. 살아있는 동물처럼 움직이고 감정을 표현하는 파로와 교감하며 사람들은 마음을 치유하며 기뻐한다고 합니다.

일본뿐 아니라 스웨덴과 미국 등의 간호복지시설과 소아병동에서 실험한 결과, 파로에 의한 로봇 테라피는 기존의 애니멀 테라피와 같은 효과가 있다고 입증됐습니다. 파로는 지난 2002년 '세계에서 가장 테라피 효과가 훌륭한 로봇'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습니다.

실제 동물과 같은 생김새와 행동으로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동물로봇. 동물로봇을 반려동물이자 벗삼아 살아갈 날이 머지않았는지도 모릅니다.

한희숙 번역가 pullkkot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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