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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7개월 앞인데… 길 못 찾는 코딩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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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7개월 앞인데… 길 못 찾는 코딩 교육

입력
2017.07.1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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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SW교육 단계적 의무화

중학교 컴퓨터 교사 1곳당 0.4명

초등교사는 교육 이수 4.7% 불과

교육 체계에 맞는 평가 틀도 없어

불안감 커지며 사교육 시장 들썩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내년 ‘2015 개정 교육과정’ 도입으로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단계적으로 소프트웨어(SW) 교육이 의무화되면서 ‘코딩(codingㆍ컴퓨터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 열풍이 거세다. 하지만 적용 시점을 7개월 앞둔 현재에도 교사 확충이나 평가 체계 마련이 미비해 학교 현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러다 코딩 사교육 시장만 팽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3일 교육부에 따르면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중학교에서는 내년부터, 초등학교 5ㆍ6학년에는 2019년부터 SW교육이 단계적으로 필수화된다. 이에 따라 중학생들은 정보과목을 통해 34시간 이상, 초등학생은 실과과목을 통해 17시간 이상 SW교육을 받아야 한다.

SW교육 중에서도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기반인 코딩 기술에 방점이 찍히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실제 코딩은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는 일을 종합한 사고과정을 기본으로 한다는 점에서 교육적 가치가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국과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코딩 교육을 보편화 하는 추세고, 정보기술(IT)에 발 빠른 이스라엘이나 에스토니아에서도 코딩을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시켰다.

문제는 당장 내년 의무화하는 코딩 교육의 실행 체계가 여전히 미비하다는 점이다. 우선 관련 과목을 가르칠 교원 수와 전문성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3,209개 중학교에 속한 정보ㆍ컴퓨터 관련 교사는 1,428명으로, 학교 1곳 당 0.4명꼴에 불과하다. 특히 초등학교 교사는 전공이 따로 없기 때문에 각 교사가 일정 수준의 전문성을 갖춰야 하지만, 초등교원 16만명 가운데 SW교육 이수자는 4.7%에 불과(2015년도 교육부 정보화 실태조사)한 실정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교육부는 2015년부터 내년까지 전체 초등학교 교사의 30%(약 6만명) 정도만 직무교육을 완료한다는 목표로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SW교육 체계에 맞는 평가 틀도 마련되지 않아 암기 위주 학습이 이뤄질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코딩을 통한 결과물을 비교평가 하는 것은 물론, 실습 점수와 필기시험 점수의 비중을 두고도 제대로 된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탓이다. 서울의 한 중학교 정보ㆍ컴퓨터 담당교사 김모(49)씨는 “교사들 사이에 지식 차이가 너무 큰 데다 코딩을 실제 수업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경험이 없어 학생들을 평가할 때도 혼란이 클 것”이라고 털어놨다. 불투명한 체계에 불안감이 커지면서 학부모들은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코딩학원에 일찌감치 자녀를 보내 바뀌는 교육과정에 대비하기 시작하면서 벌써부터 코딩 사교육 시장이 들썩이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현실적인 기반 마련을 통해 SW교육의 지속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진형 카이스트 명예교수는 “코딩을 비롯해 SW교육 확대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남은 시간 동안 현실화 방안을 내놓지 못하면 현장 혼란이 상당할 것”이라며 “관련 자격증을 가진 전문인력 확보는 물론 겉핥기 식의 교사 연수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작업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창호 로보랑코딩연구소장도 “코딩 교육의 핵심은 문제 해결을 위한 효율적 방법을 스스로 고민하고 결과물을 찾아 제시하는 데 있는 만큼 이를 위한 교육 교구와 방법에 대한 고민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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