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승 기자

등록 : 2017.12.20 21:00
수정 : 2017.12.21 10:04

[한-베트남 수교 25주년] “베트남댁 멸시가 베트남전 참전보다 더 나쁘다”

본보ㆍ코리아타임스, 베트남서 설문조사

등록 : 2017.12.20 21:00
수정 : 2017.12.21 10:04

한국 부정적 이미지 주는 요소 1, 2위

결혼이주여성∙노동자에 부적절한 대우

지난 2010년 결혼 이주여성들이 인권위앞에서 한국에 시집온지 일주일만에 정신질환을 앓던 남편에게 살해된 베트남 여성 탓티황옥씨를 추모하는 기자회견을 갖는 동안 한 아이가 엄마 품에 안겨 이를 바라보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베트남 국민의 부정적인 인식은 한국군의 베트남전 참전 사실보다 베트남 결혼이주여성과 근로자에 대한 한국인의 부적절하고 열악한 대우에서 더 크게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베트남의 수교(1992년) 이전보다 수교 후 25년 동안 교류가 활성화되는 과정에서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쌓였다는 것으로, 이 문제에 한국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향후 한국과 베트남 관계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일보와 코리아타임스가 한국-베트남 수교 25주년(12월 22일)을 맞아 베트남 국민을 대상으로 공동 실시한‘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베트남 국민 인식조사’에 따르면 과거 한국군의 베트남전 참전 문제와 관련 10명 중 3명(30.0%)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지 않은 한국인들이 베트남에 대해 미안한 감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반대로 그 문제에 신경을 쓰는 베트남인 비율은 그다지 높지 않은 셈이다.

설문조사 자문을 맡은 응우옌 티 탄 후엔(44) 하노이 베트남국립대 저널리즘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50대 이상에서 가장 높은 비율로 베트남전 참전 한국군에 관용을 표시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후엔 교수의 자문으로, 지난 7~16일 20세 이상 베트남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면대면과 이메일(5대5) 설문에 의해 이뤄졌다. 베트남 국민을 대상으로 사회, 경제, 정치, 문화 전반에 대해 대규모로 진행된 국내 언론의 설문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개인 경험에 의해 전해지던 한국에 대한 베트남인들의 호감도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응답자 10명 중 7명이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베트남 국민은 ‘한국’하면 TV드라마(영화 포함)와 K-POP(케이팝), 김치를 가장 먼저 떠올렸고, ‘한국인’에 대해서는 근면하고, 책임감 있으며, 친절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3명 중 1명(27.7%)은 호찌민시-경주세계문화엑스포 같은 한국 문화행사에 참여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한국에 관한 부정적인 이미지에는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한국인들의 부적절한 대우가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10명 중 6명(61.0%ㆍ중복선택)이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는 요인으로 이를 꼽았고, 4명(40.4%)은 베트남 근로자들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열악한 처우를 선택했다. 이주여성 박대 문제의 경우 모든 지역과 성별, 연령대에서 가장 많이 문제점으로 제기했다.

이혁 주베트남 대사는 “베트남에서 15만여 교민, 5,500여개의 한국 기업이 활동하고 있고, 베트남이 정부 차원에서 우수한 투자 환경과 노동력을 제공해서 우리가 이익을 내고 있는 만큼 베트남에 더욱 고마워하는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라며 “돕는다는 생각이 아니라, 함께 성장해간다는 생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양수 부산 외국어대 베트남어과 교수는 “교류확대도 중요하지만 한국에 살고 있는 이주노동자, 결혼이주여성, 유학생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베트남에서 사업하는 한국인들도 현지인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필요가 있다”며 “베트남인 한 사람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을 베트남 전체의 이미지로 일반화하고 집단화해 베트남 자체를 나쁘게 평가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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