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지평선] 반도체 경기 급락의 나쁜 기억

알림

[지평선] 반도체 경기 급락의 나쁜 기억

입력
2018.06.06 10:32
30면
0 0

2016년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반도체 슈퍼호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은 절정을 달리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액이 사상 최고치인 980억 달러에 육박하면서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3.5%, SK하이닉스는 무려 318.75% 급증했다. 두 회사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에 또 다시 전년 대비 각각 58.03%, 76.99% 추가 상승했다. 지난해 국내 전 산업 매출액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 2개 회사의 매출액이 차지한 비중은 전년도 6.4%에서 11.4%로 껑충 뛰었으며, 영업이익은 무려 25%를 차지했다.

▦ 전문가들은 반도체 호황이 2~3년은 더 갈 것으로 본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만 올해 853억 달러에서 계속 팽창해 2021년 1,099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같은 신기술이 발달할수록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낙관만 있는 건 아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UBS는 얼마 전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이 올해 38% 급락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 파란을 일으켰다.

▦ 당시 UBS는 “하반기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D램 수요가 둔화할 수 있고, 낸드플래시 시장도 안정적이지 않다”고 우려했으나, 최근 분석 오류를 인정하고 긍정론으로 돌아섰다. 그래도 수요 둔화 가능성은 남겼다. 최근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 대한 중국의 담합 조사를 계기로 중국 리스크까지 부각되고 있다. 국산 반도체에 대한 중국의 견제와, 현지의 ‘반도체 굴기’정책에 맞춰 올해부터 칭화유니그룹이 3D 낸드플래시 제품을 양산하는 등 중국 업체 물량이 쏟아지면 공급과잉이 벌어진다는 걱정이 골자다.

▦ 우려는 아직 미미하다. 그래도 신경이 쓰이는 건 반도체 경기가 워낙 변동이 큰데다, 실제 1996년 반도체 경기가 급락한 나쁜 기억 때문이다. 95년에도 삼성전자는 엄청난 호황에 반도체에서만 영업이익 2조원을 초과하는 ‘전설’을 일궜다. 하지만 곧바로 16메가 D램 가격이 50달러에서 4달러로 폭락하면서 순식간에 반도체 경기가 꺾였고, 그러자 곧바로 한보철강 등 다른 한계기업들의 부실이 부각되며 우리 경제가 위기의 소용돌이로 빠져 들었던 것이다. 만의 하나,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 바란다.

장인철 논설위원 icja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