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우의 굴욕…‘문전박대’ 이어 ‘박근혜 변호인단’서 제외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김평우 변호사가 취재진에게 둘러싸여 있다. 이날 김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방문했지만, 사전협의가 안 됐다는 이유로 발길을 돌렸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과정 중 '막말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김평우 변호사가 결국 변호인단에서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지난 14일 정장현(56ㆍ사법연수원 16기), 위재민(59ㆍ사법연수원 16기), 서성건(57ㆍ사법연수원 17기), 채명성(38ㆍ사법연수원 36기) 변호사를, 15일에는 손범규(50ㆍ사법연수원 28기), 황성욱(42ㆍ사법연수원 42기) 변호사에 대한 선임계를 제출했다.

선임된 대부분의 변호사가 기존 탄핵심판 변호인단에 포함된 인사들이었지만 '막말 논란'을 일으킨 김평우 변호사와 헌법재판소 법정에서 태극기를 펼치는 등 돌발 행동을 해 구설에 오른 서석구 변호사에 대한 선임계는 제출되지 않았다.

앞서 김평우 변호사는 탄핵심판 과정에서 "'섞어찌개' 범죄를 만들어 탄핵 소추했다", "북한에서나 있을 수 있는 정치탄압"이라는 주장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특히 김 변호사는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을 향해 "국회 측 수석대리인”이란 발언으로 재판관 모독 논란과 “(탄핵 인용되면)아스팔트 길이 전부 피와 눈물로 덮일 것”이란 발언으로도 물의를 일으켰다.

11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일대에서 열린 탄핵무효국민총궐기운동본부 주최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김평우 변호사가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왕태석기자

이 같은 논란에 대한변호사협회는 김평우 변호사가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는지를 따지는 징계 절차를 논의하기로 하면서 김 변호사는 변호인단 제외에 이어 또 한 번 '시련'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김 변호사의 돌발행동은 이뿐만 아니었다. 지난 14일에는 사전 약속 없이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았다가 '문전박대'당하는가 하면, 같은 날 취재진의 질문에 "당신네는 질문할 권리가 없고, 나한테 답변할 의무가 없다"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전담 미용사였던 정송주 씨가 이날 오전 7시 30분께 박 전 대통령 사저에 들어간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통령 측이 논란을 일으킨 김평우·서석구 변호사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머리와 화장을 담당한 정송주 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탄핵 심판 때와 마찬가지로 15명 안팎의 대규모 변호인단이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는 박 전 대통령 변호인에게 오는 21일 오전 9시 30분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김태헌 기자 119@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