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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볶음면, 발포주 성공… 틈새시장서 부활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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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볶음면, 발포주 성공… 틈새시장서 부활의 노래

입력
2017.12.10 17:0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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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5년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올해 매출 2500억 33배 성장

동남아 등 수출도 크게 늘어

하이트진로 신개념 발포주 필라이트

출시 6개월 만에 1억캔 판매

맥주시장 새 트렌드로 자리잡아

경쟁사에 밀려 시장 주도권을 잃었지만, 틈새시장을 공략해 화려하게 부활한 식음료 기업들이 늘고 있다. 기존 시장에서 낙오한 업체들이 낙담하지 않고 새 시장 개척에 성공하면서 성장 둔화 늪에 빠진 식음료 업계가 활력을 찾고 있다는 평가다.

‘불닭볶음면’으로 매운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공략한 삼양식품, ‘발포주’라는 새로운 개념의 맥주를 내놓은 하이트진로, ‘제주 삼다수’ 대신 ‘백산수’를 출시한 농심 등이 대표적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오뚜기에 밀려 국내 라면시장 3위로 내려 앉은 삼양식품은 그 해 불닭볶음면을 내놓았다. 출시 당시 75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올해 2,500억원으로 늘어 5년만에 33배나 성장했다. 한국 음식의 매운맛을 선호하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 소비자들이 불닭볶음면을 찾기 시작하면서 수출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7월~올해 6월 삼양식품의 수출 실적은 총 1억2,625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12.6%나 증가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수출 실적의 80~90%를 불닭볶음면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수출 실적을 앞세워 최근 식품 기업으로서는 드물게 ‘1억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삼양식품의 지난 3분기 수출액은 511억원으로 내수 매출액(609억원)에 근접할 정도다. 수출 규모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안팎에 그쳤던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의 성공으로 식음료 업계의 수출 첨병기업으로 진화한 셈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처음에는 매운맛을 즐기는 소수 마니아를 대상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지금은 삼양식품의 대표 라면 브랜드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소주 시장에 집중하다 맥주 시장 주도권을 OB맥주에 내준 하이트진로도 새로운 틈새 시장을 성공적으로 발굴한 기업 중 하나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4월 ‘발포주’ 라는 새로운 개념의 주류 제품 ‘필라이트’를 출시했다. 발포주는 기존 맥주에 비해 원료인 ‘맥아’ 함량이 낮아 가격은 40% 가량 저렴하지만, 맛과 알코올 도수는 비슷해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필라이트의 누적 판매량은 출시 6개월 만인 지난 10월말 1억 캔(355㎖ 기준)을 돌파했다. 출시 이후 1초에 6캔씩 팔려나간 셈이다.

필라이트의 성공으로 그 동안 부진했던 하이트진로의 맥주 사업도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필라이트 성공으로 하이트진로 맥주공장 가동율이 내년 50%를 넘어서면서 4년간 적자를 기록했던 맥주사업 부문이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경쟁사들도 발포주 제품 출시를 준비하는 등 발포주가 맥주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확실히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틈새 시장을 공략한 건 아니지만 농심도 생수 시장 1위 브랜드 ‘제주 삼다수’ 판권을 2012년 경쟁사에 빼앗긴 후 자체 브랜드 ‘백산수’를 출시하고, 2년 만에 2위 브랜드로 키워내면서 생수 시장 전체 규모를 키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가 성공하면 비슷한 ‘미투 제품’ 내놓기에 급급했던 식음료 업계에 모처럼 새 시장 개척 바람이 불고 있다”며 “기존 실패를 딛고 다시 도전하는 기업들이 성장 절벽에 직면한 식음료 업계의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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