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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익 사장 “전력 신산업 터닝포인트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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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익 사장 “전력 신산업 터닝포인트 만들 것”

입력
2017.04.2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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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에너지 신산업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 입니다.”

조환익(67)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선진 전력시장 미국에 또 한번 새로운 도전장을 던졌다. 한전이 최근 미국 콜로라도주 알라모사 태양광발전소를 인수한 데 이어 현지에서 태동 중인 ‘가상 발전소’ 사업에 우리 중소기업과 동반 진출하기로 한 것이다.

조 사장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현지 가상 발전소 플랫폼 업체 선버지, 국내 배터리 제작사 코캄과 태양광, 에너지 저장장치(ESS)를 활용한 가상 발전소 사업 공동개발 협력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미국 내에 총 5,000만달러 규모의 가상 발전소 단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조환익(왼쪽에서 5번째) 한국전력 사장이 케네스 문손(6번째) 선버지 최고경영자(CEO), 홍인관(4번째) 코캄 총괄이사 등 관계자들과 가상 발전소 사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전 제공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조환익(왼쪽에서 5번째) 한국전력 사장이 케네스 문손(6번째) 선버지 최고경영자(CEO), 홍인관(4번째) 코캄 총괄이사 등 관계자들과 가상 발전소 사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전 제공

가상 발전소는 흩어져 있는 소규모 전원을 연결해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개념이다. 개별 가정마다 태양광 발전설비와 ESS를 설치한 다음 이들의 전력망을 통신으로 연결해 전기사업자(운영사)가 동시에 제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가정에선 남는 전기를 저장했다 쓰거나 판매해 전기요금을 절감할 수 있고, 전기사업자는 기존 발전소에서 전력을 사오는 도매 구입비용을 줄일 수 있다.

가상 발전소 모델에서 각 가정은 전력의 소비처이면서 발전소로서의 기능도 하게 된다. 실제 발전소는 아니지만 태양광 설비를 설치한 수백, 수천 가구가 모이면 발전소 못지않은 전력을 만들어낼 수 있어 ‘가상 발전소(Virtual Power Plant)’라는 이름이 붙었다. 또 대규모 발전소가 생산한 전기가 송전과 배전을 거쳐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기존 전력시장 이외에 소비자 단계에서 별도로 발전과 판매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계량기 너머의 시장(Behind the Meter Market)’이라고도 불린다.

조 사장은 2013년 취임 직후부터 한전의 미래 전략산업으로 가상 발전소를 준비해왔다. 한전은 비상용 전력 저장용 ESS를 국내에 설치하는 과정에서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만드는 코캄과 인연을 맺었고, 이를 계기로 코캄과 협력 관계였던 가상 발전소 소프트웨어(플랫폼) 개발사인 선버지와도 손을 잡게 됐다. 3년여 동안 3사는 수차례 협의 끝에 이번 협약을 성사시켰다.

이 같은 행보는 미래 전력시장이 단순히 전기만 팔아선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급변할 거라는 조 사장의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가정용 태양광 보급도 적고 에너지 규제 체계도 다른 국내에선 가상 발전소가 당장 실현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와 분산형 발전의 확산 추세는 우리나라도 궁극적으로 피할 수 없다. 이를 대비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시장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게 조 사장의 신념이다.

가상 발전소 시장은 세계적으로도 초기 단계다. 현재 미국과 호주 일부 지역에 150~300가구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한전은 미국 현지 전기사업자인 로스앤젤레스 수전력청, 영국 기업 내셔널 그리드에 이번 MOU를 통해 총 5,000만달러가 투자되는 가상 발전소 구축을 제안한 상태다. 조 사장은 “가상 발전소는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같은 첨단기술과 전력산업의 융합 사례”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전이 신에너지 생태계 조성을 주도해가겠다”고 강조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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