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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탈북 종업원 12명 송환하라”… 이산상봉 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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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탈북 종업원 12명 송환하라”… 이산상봉 암초

입력
2017.06.08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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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선원 2명 귀순도 남북관계 부담 될 듯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소년단 8차 대회에 참석한 청소년 대표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소년단 8차 대회에 참석한 청소년 대표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인도적 차원 교류를 시작으로 남북 관계 개선 분위기를 조성하려 했던 문재인 정부 초반 대북 전략이 의외의 암초를 만났다. 지난해 4월 남측으로 귀순한 북한 해외 식당 종업원 12명을 송환하지 않을 경우 이산가족 상봉에 협력하지 않겠다는 뜻을 북한이 밝히면서다. 최근 동해상에서 표류하다 구조된 북한 선원 4명 중 2명의 귀순을 우리 당국이 허용한 데 대해서도 북측의 반발이 예상된다.

8일 AFP통신에 따르면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고위 관리인 김용철은 전날 평양에서 이 매체와 인터뷰를 갖고 “지금 이 순간 (이산가족 상봉보다) 다른 문제가 더 중요하고 시급하다”며 “여성 종업원 12명과 김련희(김연희)가 한국에 구금돼 있다”고 주장했다. 김용철은 이어 “김연희와 여성 12명이 즉각적으로 송환되지 않는다면 인도주의적 협력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이 우리가 내세우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저장(浙江)성 닝보(寧波) 소재 북한 식당(류경식당)에서 일하던 여성 종업원 12명이 남측으로 전격 귀순하자 북한은 그 동안 한국 국가정보원에 의해 이들이 납치 당했다고 주장해왔다. 2011년 9월 한국에 입국한 김연희씨에 대해서도 탈북 의사가 없었다며 북측으로의 송환을 요구해왔다.

우리 정부는 고민에 빠졌다. 이들을 송환하지 않을 경우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재개하지 않겠다고 북한이 선제 조건을 내걸며 남측이 행사를 추진하는 데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산가족 상봉와 탈북자 송환은 별개의 문제”라며 “남북한의 역사와 제도에 의해 강제적으로 헤어져 있는 이산가족 문제를 (탈북자 문제에) 결부시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의 이런 입장이 최종적인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북한 전문가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에 호락호락하게 끌려가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며 “문재인 정부 초반 남북 양측 간 대화 주도권을 둔 기 싸움이 시작된 셈”이라고 진단했다.

2~3일 동해에서 표류하다 우리 당국에 의해 구조된 북한 주민 2명의 남측 귀순도 남북 관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통일부에 따르면 정부 합동신문 조사 과정에서 선원 4명 중 2명이 귀순 의사를 표명했고, 우리 정부는 인도적 견지와 그간 관례에 따라 이들이 남한에 잔류하도록 했다. 귀순 의사를 밝힌 50대 남성과 20대 남성은 부자지간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은 9일 북방한계선(NLL) 선상에서 북측에 나머지 2명의 북한 주민을 인계할 예정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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