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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미국 전역 반트럼프 여성행진… 트럼프는 “여성 실업률 최저” 비꼬아

입력
2018.01.21 17:3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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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분홍 모자를 쓴 여성들이 투표 참여와 트럼프 대통령에 항의하는 팻말 등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분홍 모자를 쓴 여성들이 투표 참여와 트럼프 대통령에 항의하는 팻말 등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이자 주말인 20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선 분홍색 모자를 쓰고 거리로 나온 여성들의 물결이 일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이튿날 열렸던 여성 행진(Women’s March)이 올해는 취임 기념일에 맞춰 다시 열린 것이다.

올해로 두 번째 열린 여성 행진은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워싱턴, 필라델피아 등 대도시를 비롯해 여러 군소 도시 등에서 각각 수만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참가했다. 이들은 거리를 행진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이나 인종주의 논란 등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여성 행진은 기본적으로 여성 권익을 높이자는 취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선거 운동기간 각종 성추행 스캔들에 휘말리는 등 여성혐오자라는 비판을 받았던 터라, 반(反) 트럼프 집회의 성격을 띠고 있다. 지난해 200만명으로 추산됐던 인파 보다 참가 규모는 줄긴 했지만 여성들의 참여 의식은 더욱 강렬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할리우드의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행 폭로를 계기로 사회 각층 저명 인사들의 여성 경시를 고발하는 ‘미투 켐페인’이 펼쳐진 이후 사회ㆍ정치적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진 것이다. 스칼렛 요한슨, 나탈리 포트만, 제니스 로렌스 등 할리우드 유명 여배우들도 피켓을 들고 집회에 참여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관련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11월 중간 선거가 예정돼 있어 투표 참여와 여성들의 선거 출마를 독려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21일에는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투표에 힘을’(power to the polls)’이라는 명칭의 본 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행사 주최 측은 CNN방송에 "지난해 첫 행사에서는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해 수도인 워싱턴D.C.를 선택했지만, 이번에는 중간선거를 여성의 승리로 만들겠다는 게 핵심"이라며 "전략적으로 가장 의미 있는 지역이 바로 네바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행사가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을 뽑자는 데 너무 초점이 쏠려 있다고 느낀 일부 여성 활동가들은 참가하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젊은 여성들에겐 이번 행진이 정치적 문제 보다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일상화되는 성적 괴롭힘에 항의하는 의미가 더 컸다고 전했다. 한 고등학생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남학생들이 더 대담하게 온라인에서 여학생들을 괴롭히고 있어 내 권리가 위협받는 것을 느꼈다”며 “이 때문에 너무 화가 나 시위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행진의 표적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아름다운 날씨다. 여성들이 행진하기에 완벽한 날”이라며 “지난 12개월 동안 전례 없는 경제 성장과 부의 창출, 역사적 이정표를 축하하기 위해 밖으로 나서자. 18년 만에 여성 실업률은 최저”라고 비꼬는 글을 올렸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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