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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백수오 안전” 결론에도 공방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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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백수오 안전” 결론에도 공방 지속

입력
2017.08.2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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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2년 걸친 평가 발표

“이엽유피소에 독성은 사실

혼입량 미미해 위해성 없다”

“분말ㆍ환 형태는 위험하지만

탕약 형태로 가공하면 안전”

정부 두 기관 아전인수 해석

식약처 “3% 혼입 섭취 땐 안전”

소비자원 “독성 주장 입증 돼”

백수오와 이엽우피소 비교. 한국소비자원 제공
백수오와 이엽우피소 비교. 한국소비자원 제공

‘가짜 백수오’ 사태가 불거진 지 2년 만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백수오와 이엽우피소(가짜 백수오)에 대한 안전성 평가 결과를 내놓았다. 이엽우피소에 독성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제품에 섞여 들어갔던 양은 미미해 인체 위해성이 없다는 내용이다. 백수오 사태 2년여만에 식약처가 내놓은 최종 결론인데, 이를 두고도 제각기 다양한 해석들을 내놓고 있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식약처는 22일 백수오는 갈아서 분말이나 환 형태로 만들어 먹는 것은 위해할 수 있지만 열수 추출물(뜨거운 물에 끓이는 탕약 방식) 형태로 가공하면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의 ‘이엽우피소ㆍ백수오 안전성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식약처는 그러나 한동안 백수오의 값싼 대용물로 암암리에 이용되던 이엽우피소는 분말ㆍ환은 물론 열수 추출물도 위해한 것으로 결론이 나왔다고 밝혔다. 동물(쥐) 실험 결과 이엽우피소가 간 독성(수컷)과 부신ㆍ난소 독성(암컷)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다만 식약처는 이엽우피소가 3% 혼입된 백수오 열수 추출물의 위해 평가도 진행했는데, “3% 혼입 제품은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식약처가 2년 여만에 내놓은 이 결과를 두고 당시 갈등을 빚었던 식약처와 소비자원은 아전인수 격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시중의 백수오 제품 32개 가운데 실제 백수오를 사용한 제품은 3개에 불과하다‘는 발표로 백수오 파동을 촉발했던 소비자원은 “결국 당시 소비자원 주장이 옳았음이 입증된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2015년 당시 김승희 식약처장이 “이엽우피소를 섭취해도 인체에 해가 없다”고 밝히면서 소비자원과 진실 공방을 벌였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평가 결과는 상당 부분 후퇴했다는 것이다. 소비자원은 이날 오전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 자료를 통해 “(2015년 당시) 식약처는 보도자료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엽우피소는 식용 경험이 없을 뿐 섭취해도 무해하다’는 입장을 밝혔었지만, 이번 독성 평가 결과를 보면 소비자원의 최초 보도자료 내용과 부합한다”며 식약처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홍헌우 식약처 건강기능식품정책과장은 “당시 이엽우피소 혼입량을 감안하면 위해성이 없다고 밝힌 것이지 독성이 없다고 단언한 적은 없다”며 “이번에도 3% 혼입의 경우에는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반박했다.

식약처 조사가 편향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당시 소비자원 조사 결과 백수오 없이 이엽우피소만 100%를 사용한 제품도 나왔는데, 혼입률 3%를 전제로 내놓은 위해 평가 결과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역시 “정확한 혼입량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굳이 3% 혼입을 기준으로 삼은 것은 과거 식약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원은 식약처와의 갈등 재현을 의식한 듯, 이날 오후 “내부 조율이 안됐다”며 입장 자료를 홈페이지에서 내렸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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