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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명 태운 쿠바 항공기 추락, 한국인 피해 확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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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명 태운 쿠바 항공기 추락, 한국인 피해 확인 중

입력
2018.05.1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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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나 호세 마르티 공항 이륙 직후 인근 농지 추락

100명 이상 숨진 듯, 한국인 탑승 및 피해 확인 중

39년 멕시코 항공기, 비행기 노후화 기체 결함 추정

수도 아바나 호세 마르티 공항에서 출발한 탑승객 116명을 태운 쿠바 항공기가 이륙 직후 진 보예로스 산티아고 데 라스 베가스 사이 농업지역에 추락했다. 항공기 동체는 심하게 파손돼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다. 출동한 소방대원과 구급대원들이 화재 진압과 생존자 구조에 나서고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수도 아바나 호세 마르티 공항에서 출발한 탑승객 116명을 태운 쿠바 항공기가 이륙 직후 진 보예로스 산티아고 데 라스 베가스 사이 농업지역에 추락했다. 항공기 동체는 심하게 파손돼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다. 출동한 소방대원과 구급대원들이 화재 진압과 생존자 구조에 나서고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쿠바에서 116명을 태운 민간 항공기가 18일(현지시간) 오전 수도 아바나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을 이륙한 직후 추락했다고 국영 뉴스통신 프렌사 라티나 등 국영 매체와 외신이 보도했다. 1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최소 3명이 생존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이들 역시 중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져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 탑승 여부에 대해선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에서 확인 중이다. 쿠바는 우리나라와 수교를 맺지 않은 국가라, 주멕시코 한국 대사관에서 쿠바 지역을 관할하는데 쿠바 당국이 탑승자 및 사상자 신원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협조가 어려운 상황이다.

편명이 ‘CU972’인 사고 항공기는 멕시코 항공사 글로벌 에어 소속 보잉 737로, 국영 ‘쿠바나 데 아비아시온’과 전세기 임대 계약을 맺고 운행 중이었다. 사고 항공기의 기령은 39년이다. 쿠바나 항공은 최근 몇 달 사이 항공기 결함으로 아바나-올긴 노선을 운영할 수 없게 되자 글로벌 에어에 하도급을 줬다고 DPA통신은 설명했다.

사고 당시 어린이 5명을 포함, 최소 110명의 승객과 6명의 멕시코 조종사와 승무원이 탑승했다. 글로버 에어는 멕시코 기장이 사고 항공기를 조종했고, 멕시코인 기술자들이 유지 관리 업무를 담당했다고 밝혔다. 국영 매체 쿠바데바테는 멕시코 조종사·승무원 외에 5명의 외국인 승객이 사고 비행기에 탔다며 국내선 승객의 대부분은 쿠바인이라고 전했다.

사고 원인에 대해선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사고 항공기는 이날 오전 11시 수도 아바나에서 출발해 북동부 도시 올긴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그러나 이 항공기는 이륙 직후 기수를 돌리던 중 아바나에서 남쪽으로 20㎞ 떨어진 보예로스와 산티아고 데 라스 베가스 사이 농업 지역에 그대로 추락했다.

사고 현장 근처에 거주하는 주민 오레스테 벤 투커씨는 CNN에 항공기가 이륙할 때 엄청난 소음이 들려 집 밖으로 나와 보니, 비행기가 한 쪽으로 방향으로 바꿔 엔진속도를 올렸고 이후에 추락했다고 목격담을 전했다. CNN은 항공기가 노후화해 기체 결함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추락 현장은 처참했다. 항공기는 동체가 심하게 파손돼 산산조각이 났고, 화재 발생으로 큰 불덩어리와 검은 연기 기둥이 주변을 가득 채웠다. 긴급 출동한 소방대원과 의료대원이 구조에 나섰고, 주민들도 힘을 보태는 장면이 목격됐다.

사고 현장을 방문한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다. 사상자가 다수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영 TV는 1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생존자는 여성 3명 안팎이다.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는 “생존자 3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위중한 상태”라고 전했다. 아바나의 ‘칼릭스토 가르시아’ 병원 관계자는 사고 현장서 4명이 이송됐는데, 이 중 1명은 화상과 외상 후 스트레스 등으로 숨졌고, 나머지 3명은 위독한 상황이라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디아스카넬 의장은 “화재 진화 후 당국이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면서 “당국이 특별 조사단을 꾸려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한국인 탑승 및 피해 여부에 대해선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주멕시코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쿠바와 정식 외교관계가 수립되지 않은 상황이라 코트라, 영사 협력원, 교민, 한인 후손 등 쿠바 현지의 모든 경로를 통해 접촉 중”이라며 “사고 항공기가 쿠바 국영 쿠바나 항공사와 하도급 계약을 맺은 멕시코 항공사 소속 전세기라 멕시코 정부에도 한국인 포함 여부를 확인해달라는 공문을 보내는 등 여러 경로로 접촉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인 탑승 여부를 단정할 수 없지만 사고 항공기는 수도 아바나와 북동부 도시 올긴을 오가는 국내선이다. 국내선의 경우 한 달 전에 예약해야 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지 한인 후손 회장의 전언에 따르면 올긴 지역 등 현지주민이 대거 탑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쿠바 정부가 모든 정보를 엄격히 통제하고 있어 공산당 기관지 등 현지 매체가 보도하는 것 이상의 정보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쿠바에서는 항공기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4월 군용기가 추락해 타고 있던 8명 전원이 숨졌다. 2010년에도 아에로 카리비안 소속 항공기가 중부 지역에서 떨어져 탑승객 68명이 목숨을 잃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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