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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주사위 던진 안철수… 반대파와 투표 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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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주사위 던진 안철수… 반대파와 투표 내전

입력
2017.12.27 16:5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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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전당원투표 돌입

투표 중지 가처분 신청 기각돼

親安 성향 당원들 일방적 참여

안철수, 유승민 만나 의지 다지며

반대파와 투표율 놓고 신경전

호남 의원들 비판 속 분열 가시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정당 원외 지역위원장 주최 간담회에 참석해 유승민 대표와 함께 웃음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정당 원외 지역위원장 주최 간담회에 참석해 유승민 대표와 함께 웃음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이 27일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찬반을 묻는 전당원투표에 돌입했다. 대표직 사퇴라는 배수의 진을 친 안철수 대표는 바른정당을 직접 찾고 호남계와의 결별 의지도 재차 피력했다. 통합 반대파 역시 공개 항의 등 정면 대응을 이어가고 있어 국민의당의 분열은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날 시작된 국민의당 전당원투표는 통합 반대파가 제기한 투표 중지 가처분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되며 탄력을 받았다. 국민의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탁 형식의 케이보팅을 28일까지 진행한 뒤 29일부터 30일까지 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의 투표를 추가 실시해 31일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투표는 표면적으로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당원들의 찬반 의사를 묻는 형식이지만, 반대가 많을 경우 안 대표가 직을 내려놓는 조건이 걸려 있어 사실상의 재신임 투표 성격도 띠고 있다.

현재로선 통합 반대파들은 투표 거부 운동에 나섰고, 친 안철수 성향 당원들의 일방적 참여로 진행되는 구조다. 따라서 찬성 일변도 결과가 나올 공산이 크다. 다만 찬반 여부와 상관없이 투표율이 저조할 경우 반대파들은 “대표성이 없다”며 불복 운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안 대표 측은 투표율 10% 이상이면 유의미한 결과라는 입장이나, 통합 반대파는 3분의 1 이하가 투표하면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다. 오후 6시 기준 투표율은 12.45%로, 투표 대상 당원 25만5,786명 중 3만1,843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안 대표는 이날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를 다시 만나는 등 여론전에 주력했다. 안 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정당 원외 지역위원장협의회 주최 간담회에 유 대표와 함께 참석해 반대파의 핵심인 호남 의원들과의 결별을 재차 선언했다. 그는 “통합 정당은 영호남의 화합을 추구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젊은층의 지지를 받는, 수도권 중심 정당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국민의당의 호남 정치 최우선 기조를 버리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유 대표도 “오래 전부터 안 대표의 진정한 개혁 열정과 의지를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다”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유 대표는 전당원투표 종료 후 국민의당 원외위원장 간담회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거리를 더 좁혀나갈 계획이다.

통합 반대파는 공개회의 석상에서 안 대표를 비난하며 맞섰다. 박주현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업을 합병할 때도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3분의 2 이상 찬성이 있어야 한다”며 “그런데 의원들 3분의 2 이상이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왜 수억원을 들여 재신임 투표를 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전혀 알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박지원 전 대표는 법원의 가처분신청 기각 결정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결과는 아쉽지만 판결문에 ‘재신임이 부결되는 경우에도 안 대표가 사임해야 할 법적인 의무도 없다’고 명시한 것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당을 분열시키고 당원에게 큰 상처를 주고 있는 나쁜 투표를 계속 거부해서 당을 살리자”고 주장했다.

중립 성향인 국민의당의 한 의원은 “전당원 투표율이 지난 전당대회 수준인 24~25%를 넘지 못한다면 안 대표가 사퇴를 하지 않더라도 호남계 의원들이 최고위원 직을 던지는 방식으로 현 지도부를 무력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며 “안 대표가 호남계의 빈 자리를 신임 최고위원을 임명하는 방식으로 나설 경우 당은 사실상 분당 수순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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