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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ㆍ보이스피싱... 설상가상 가상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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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ㆍ보이스피싱... 설상가상 가상화폐

입력
2018.02.06 04:4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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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해킹 연루 사실 확인에

자금세탁 범죄 동원 드러나

각국 잇단 규제 등 겹겹 악재

신뢰도 추락… 가격 또 떨어져

5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의 시세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9백만 원대를 알리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의 시세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9백만 원대를 알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북한의 해킹으로 고객 개인정보와 수백억원 규모의 가상화폐를 탈취 당한 사실이 확인되며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자금세탁 목적으로 가상화폐를 동원하는 사례까지 증가, 가상화폐의 범죄 악용 우려도 현실화하고 있다.

5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진행된 국가정보원의 업무보고는 대북 제재로 외화벌이가 어려워진 북한이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를 노렸다는 의혹을 재확인시켰다. 북한의 해킹 공격을 받은 거래소엔 빗썸과 유빗 등이 포함됐다. 지난해 유빗은 두 차례 해킹으로 모두 227억원 상당, 코인이즈는 21억원 어치의 가상화폐를 도난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해킹으로 거래소 안전성 논란이 재차 불거지자 거래소들은 투자자 불신을 차단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빗썸 관계자는 이날 “지난해 개인정보와 관련한 문제가 있긴 했지만, 가상화폐를 탈취 당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업비트, 코인원 등 다른 거래소들도 잇따라 “해킹 당한 적이 없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해킹 후에도 아직 파산신청을 하지 않은 유빗에 대해선 투자자들이 소송에 나선 상태다.

가상화폐를 이용한사기
가상화폐를 이용한사기

가상화폐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동원된 사실도 드러났다. 탈취한 돈으로 가상화폐를 사들인 뒤 이를 다시 현금화하는, 사실상의 ‘자금세탁’ 수법이 쓰였다.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금 2,423억원 가운데 30% 가량인 148억원이 가상화폐로 인출됐다. 특히 가상화폐로 인출된 사건의 피해금액은 1,137억원으로, 전체 평균 피해금(485만원)의 2.3배에 달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조직은 피해자에게 가상화폐 거래소 계좌로 직접 돈을 입금하게 한 뒤 이 돈으로 가상화폐를 사들이는 수법을 썼다. 가상화폐는 전자지갑을 통해 다른 거래소로 보내 현금화하기도 쉽다. 김범수 금감원 불법금융대응단 팀장은 “이 과정에서 은행의 자금 추적이 어렵기 때문에 금융권의 의심거래 모니터링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며 “결국 자동화기기에서 돈을 찾을 때도 인출 제한을 적용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이날 “앞으로 (가상화계 취급업자가) 자금세탁 방지 장치를 갖추는 의무를 부과하는 쪽으로 관련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도 가상화폐 거래를 옥죄는 조치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미국 국세청은 4일(현지시간) 연말정산 시기를 맞아 가상화폐 거래로 매매차익을 거둔 거래자들의 신고가 미진하다고 판단하고 “가상화폐 거래에 따른 소득 증가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을 경우 벌금을 물리겠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4년 전부터 가상화폐를 투자자산으로 규정해 자본이득세를 적용하고 있다.

중국은 해외 플랫폼을 포함해 가상화폐 거래와 관련된 모든 웹사이트를 차단하기로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경제신문인 금융시보를 인용, "중국은 가상화폐 거래 또는 가상화폐공개(ICO)와 관련한 해외 웹사이트를 모두 금지하는 조치를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지난 2일 이른바 ‘검은 금요일’에 788만원까지 떨어진 이후 주말새 1,000만원까지 반등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상승분을 반납하고 또다시 내림세를 보였다. 국내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오후 4시30분 전날보다 10% 떨어진 877만원에 거래됐다. 가격이 떨어져도 며칠 뒤 원래 가격대를 회복했던 지난해 말과 달리 좀처럼 회복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박녹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더딘 회복세는 투자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며 “눈에 보이는 호재가 없을 경우 당분간 가격이 횡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김동욱 기자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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