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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부터 新토익… “고득점 막차” 조급한 취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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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부터 新토익… “고득점 막차” 조급한 취준생

입력
2016.02.2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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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일부 출제 유형 바꿔

화자 3명 나오고 3개 연계 지문 등

듣기 읽기에 새로운 문항 추가

2017년 7급 공무원 영어도 대체

학원가 수강생 대거 몰리며 들썩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취업준비생 김모(27)씨는 요즘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평소 영어에 자신이 없어 학원에 다니면서 토익(TOEIC) 점수를 올리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5월부터 ‘신(新) 토익’ 시험이 시행된다는 소식에 조급하기만 하다. 김씨는 19일 “한 달에 30만원이 넘는 돈을 학원비와 교재비, 토익 시험에 투자하고 있다”며 “새로운 시험에서 고득점을 장담할 수 없어 유형이 바뀌기 전에 어떻게든 점수를 올려야 한다는 생각 뿐”이라고 말했다.

취업준비생들이 2006년 이후 10년 만에 출제 유형이 바뀌는 토익 시험 시행을 앞두고 혼란에 빠졌다. 영어 점수가 취업 지원자격을 판별하는 1순위 척도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토익 변화가 채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할 수 없어서다. 토익 주관사인 미국 ETS는 지난해 11월 “영어를 말하고 쓰는 방식이 변해 시험 문제도 바뀌어야 한다”며 시험 일부를 개정한다고 발표했다. 듣기 시험 중 화자가 3명인 지문이 처음 등장하고, 읽기 시험에서 3개의 연계 지문을 놓고 이해도를 묻는 문항 등이 새롭게 추가된다.

ETS는 전체 문항수와 시험 시간은 동일하고 시험 난이도도 이전과 같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토익 응시자들의 예상은 다르다. 지난해 영어교육업체인 파고다어학원이 토익 수강생 896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95% 이상이 ‘신토익 시행이 수험생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답했다. 파고다어학원 관계자는 “ETS의 설명과 달리 변경 내용을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쉬운 파트는 줄고 난도가 높은 부분의 문항수가 증가하는 걸로 보인다”며 “설령 난도가 비슷하다 해도 같은 시간 안에 새로운 문항을 풀어야 해 체감 난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새로운 시험에 대한 불안감은 영어 사교육 시장에 즉각 여파를 미치고 있다. YBM 관계자는 “기존 유형으로 치르는 토익 시험이 6번밖에 남지 않아 응시자들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온라인 토익 강의 수강자만 지난해와 비교해 15%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다른 영어학원 관계자도 “특히 고득점을 노리는 취업준비생이 주로 몰리는 서울 강남과 종로 학원가에 수강생이 급증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반면 당장 구직에 나서지 않는 예비 취업준비생들은 일찌감치 신 토익으로 갈아타고 있다. 금융권 기업 입사를 목표로 하는 대학생 장모(26)씨는 “현재 토익 점수가 만점에 가깝지만 구직 과정에서 기업들이 신 토익을 선호할 수 있어 시험을 다시 볼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부터 국가직 7급공무원 시험 영어과목이 토익 등 공인영어시험 점수로 대체되면서 공무원 준비생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토익 유형 변화에 취업준비생들이 이렇게 흔들리는 것은 국내 채용시스템이 얼마나 영어점수 만능주의에 치우쳐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업들은 토익 점수가 실제 업무에 필요한 영어 실력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면서도 계량화한 수치를 노력의 결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상을 구직자들에게 명확히 알려주고 특화된 채용시스템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취업시장이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진하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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