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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이 뭔가요?” 평생 지하실에 갇혀 살다 구조된 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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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이 뭔가요?” 평생 지하실에 갇혀 살다 구조된 푸들

입력
2017.05.30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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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들 비비는 한 집의 지하실에 갇혀 새끼만 낳고 살다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구조됐다. 구조 당시 비비의 몸무게는 1.5㎏이었다. HSUS 페이스북
푸들 비비는 한 집의 지하실에 갇혀 새끼만 낳고 살다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구조됐다. 구조 당시 비비의 몸무게는 1.5㎏이었다. HSUS 페이스북

악취가 진동하고 햇볕조차 들지 않는 지하실에서 평생을 살다 구조된 푸들이 있다. 동물전문매체 도도는 강아지를 번식시키는 일명 ‘강아지 공장’에서 구조된 모견 ‘비비’의 사연을 소개했다.

비비는 지난 해 9월 미국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 오브 유나이티드 스테이츠(HSUS)’가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있던 번식장을 급습해 구조한 개 중 한 마리다.

구조 당시 비비는 오물 범벅인 작은 철창 안에서 웅크린 채 모든 것을 포기한 듯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제시카 라우지니거 HSUS의 동물범죄담당 매니저는 “비비의 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지만 몸 상태로 보아 새끼를 수 차례 낳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비는 구조대가 도착 후 사람들의 손길에 낯설어하면서도 관심을 보였다. HSUS 페이스북
비비는 구조대가 도착 후 사람들의 손길에 낯설어하면서도 관심을 보였다. HSUS 페이스북

비비는 동물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병원 직원 브렌다 토르토레오씨의 마음을 사로잡아 그의 집으로 입양을 갔다.

그러나 평생 좁은 철창 안에서 새끼만 낳고 살아온 비비가 반려견 생활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았다. 햇볕이 무엇인지, 잔디 위를 산책하는 기분이 어떤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비비에게 모든 것은 두려움 그 자체였다. 심지어 바닥에 깔린 러그 위에 있는 것조차 혼란스러워했다. 토르토레오씨는 “비비는 제자리에서 계속 빙글빙글 돌기만 하고 걷거나 뛰지를 못했다”며 “마치 그것만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비비는 땅에 내려놓으면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기만 했다. HSUS 페이스북
비비는 땅에 내려놓으면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기만 했다. HSUS 페이스북

다행히 가족들의 사랑과 돌봄 덕에 비비는 조금씩 새 삶에 적응했다. 약 8개월이 지난 지금 이제는 잔디 위를 뛰어다니고, 반려인의 품에 안겨 애교도 부릴 줄 안다. 구조 당시 1.5㎏이던 몸무게도 4.5㎏까지 늘었다.

건강을 회복하고 반려견의 삶에 적응하고 있는 비비. HSUS 페이스북
건강을 회복하고 반려견의 삶에 적응하고 있는 비비. HSUS 페이스북
비비가 봉제인형 사이에서 만족한 표정을 짓고 있다. HSUS 페이스북
비비가 봉제인형 사이에서 만족한 표정을 짓고 있다. HSUS 페이스북

비비가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도 생겼다. 바로 봉제동물인형이다. 토르토레오씨는 “비비는 인형들을 자기 침대로 물고가 일렬로 놓고, 마치 돌봐주는 듯한 행동을 한다”며 “그런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지만 여느 반려견처럼 잘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HSUS에 따르면 미국에는 약 1만 개의 강아지공장이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약 16만5,000마리의 개들이 비비가 구조된 곳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번식을 목적으로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송아 동그람이 에디터 badook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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